온갖 해초 듬뿍 넣은 비빔밥 '기본'...오리에 발효 톳 먹인 '톳오리' 등장

해초가 겨울을 만나면 웃음꽃이 핀다. 바다의 채소로 불리는 해초는 육지식물과 달리 여름에는 대부분 녹아 없어지지만 기온이 낮을수록 더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는 갓난아이를 속 깊이 품은 엄마와 같다. 지금 50여 가지에 달하는 해초녀석들은 어미의 품 깊은 곳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자연의 섭리에 몸이 이끌리듯 해초의 싱싱함이 자꾸 당기는 이맘 때.

최근 해초는 그 명성이 꽤 높아졌다. 시장 골목 틈에서 다소곳이 자리를 잡고 조물 조물 양념을 무칠 주인을 기다렸던 해초들이 점점 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톳을 이용한 오리고기부터 15가지 해초를 이용한 요리까지 등장했다. 제 몸을 다스리는 현대인들의 욕구와 맞물려 제법 인기도 높다. 해초의 다양한 변신은 어떤 것일까. 인기의 비결은 또 무엇일까.

△해초의 변신

웰빙과 웰빙이 만났는데 무슨 더 할 말이 있을까. 해초류 절대강자와 톳과 고기류의 떠오르는 웰빙주자 오리가 만났다는 톳오리. 말 그대로 웰빙의 대표주자가 상봉한 격이다. 마산 상남동에 있는 '톳오리 전문점'은 쉽게 말해 발효 톳을 먹인 오리고기가 주요 메뉴다.

식이섬유·염기성 아미노산 함유 다이어트·미용 재료로 '인기 짱'

남해안의 보물인 톳을 쪄서 말린 후 유산균에 30일간 발효한 후 분쇄해 오리에게 먹인 건강식이다. 홍삼맛, 매운맛, 갈비맛을 곁들여 식탁에 올린다. 일반오리에 비해 비린 냄새와 지방이 줄며, 육질은 약간 텁텁한 면이 있지만 맛은 담백한 편이다.

해초비빔밥은 기본이고 찜, 전골, 전, 돈가스까지 '해초의 모든 능력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창원 상남동에 있는 '해초의 꿈'이다. 비빔밥 위는 작은 바다 속을 연상케 한다. 파래, 다시마, 우뭇가사리 등 익숙한 해초류 외에도 이름도 생소한 진두발, 세모가사리, 불등가사리, 갈래곰보 등 10여 가지의 각종 해초류가 포함돼 있다. 마치 당면을 말린 채 샐러드처럼 버무린 듯한 것이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다시마에서 추출한 엑기스로 만든 천사채다.

해초가 몸에 좋은 것은 알지만 파래, 다시마, 톳, 김 외에는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관리가 어려운 탓에 조리하기도 힘들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색다른 맛을 즐기려는 젊은 층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중년층의 발길도 만만치 않다. '해초의 꿈' 주인장 홍정아 씨는 깔끔하고 독특한 맛을 즐기는 젊은 여성들이 꾸준히 찾는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하는 40∼50대 남성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인기의 비결

해초는 대개 조류에 포함되기 때문에 해조라고도 불린다. 해초가 피부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초는 최근 미용재료로도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 이유는 다이어트 때문이다. 과연 해초가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해초는 일반적으로 소화가 안된다. 바꿔 말하자면 그만큼 열량을 인체에 전달하지 않는데 해초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것은 이에 기인한다.

물에서 갓 꺼낸 해초를 만져보면 매끌매끌한 점액질 같은 것이 느껴지는데 이것이 바로 식이섬유다.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변비와 대장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해초류에는 혈압을 내리게 하는 염기성 아미노산인 라미닌이 함유돼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는 천연 혈압 안정제라고도 일컬어지고 있다.

한편 일본 오키나와 장수마을 식탁의 메인 메뉴가 해초류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해초류의 장점은 더욱 더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도 해초의 변신은 기대해도 좋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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