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은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두고 박제가 된 유적이 홍준을 통해 생명력을 재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책을 보노라면 다산초당과 미륵사지탑이 수백년을 거슬러 호흡하고 거기로 달려가고픈 욕구를 충동질합니다.

뭇 사람은 그저그렇게 보았지만 작가의 창조성이 타성을 거세시키고 내것의 소중함과 마땅히 그럴 수 밖에 없는 진실을 들추어낸 것입니다.

사천의 정동주가 최근 펴낸 <한국의 마음이야기 소나무>가 그렇습니다.

너무 우리네와 친숙하고 산천에 널린‘못난’소나무라서인지 혹은 박토의 소나무 같이 못된 민족을 심은 친일의 잔적 때문인지 소나무는 그럴 뿐이었습니다.

‘고향집 뒷산 다박솔과 쌍무지개 걸린 당산솔숲의 신비를 잊은 요즘 사람은 맘에서 늘푸른 소나무가 사라졌다’고 개탄하기까지 <소나무>는 그의 참모습을 찾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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