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서 먹는 오리고기 or 카페서 먹는 갈비

갈비집하면 북적거리는 손님들과 뿌연 연기를 떠올린다. 오리불고기하면 도란도란 소담을 나눌 수 있는 너른 평상이 딸린 식당이 생각난다.

하지만 최근 이런 고정관념을 깬 음식점이 늘고 있다. 재즈카페 같은 공간에서 갈비가 지글지글 구워지는가 하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포근한 동굴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미각과 시각이 만났을 때 두 번째로, 고정관념을 깬 색다른 분위기의 음식점을 찾았다.

   
1. 재즈카페에서 30년 명성의 갈비를 - 장안숯불갈비

음식점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재즈음악이 귀를 간질인다. 가게에 들어서자 이번엔 눈이 즐겁다. 탁자와 시계, 커튼까지 모두 앤티크풍이다.

마치 멋을 부린 신혼집 같다. 은은한 조명이 가게를 포근하게 감싸고 통유리 너머로 작은 숲을 옮겨놓은 듯 옹기종기 모인 자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눈과 귀가 만족스러운 이곳에서는 마산에서 30년 가까이 명성을 이어온 장안갈비가 구워지고 있다. 맞은편에 있는 ‘장안갈비집’에 이은 장안갈비Ⅱ인 셈이다.

눈과 귀 맛이 즐거운 곳. 장안갈비 주인장의 아들인 엄대치(37) 씨가 장안갈비를 물려받으면서 추구한 음식문화다. “색다르면서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갈비집을 꾸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격도 합리적으로 결정했고요.”

그는 4개월 전 재즈바 같은 갈비집을 개업하면서 가장 고민됐던 것이 환기시설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분위기를 연출해도 냄새가 옷에 배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깔끔하게 정장을 갖춘 종업원들이 일사천리로 움직인다. 고기를 굽는 번거로움을 최대한 줄여주고 냄새도 바로 바로 빼내기 위해서다.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는 소문난 장안 갈비. 그 맛의 비결은 단연 고기의 질과 숙성기간, 양념이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재료와 양념을 한번도 바꾼 적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맛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전화 : (055)246-6767

△주요메뉴 : 돼지갈비 1인분 5500원, 소 양념갈비 1인분 1만 5000원, 식사류-북한 느릅냉면 4000원

△영업시간 :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차 : 가능(인근 주차장 1시간 무료)

△카드 : 가능

   
2. 동굴 속에서 오리불고기를 - 동굴집

동굴집. 말 그대로 동굴로 만들어진 식당이다. 가게 입구는 다른 식당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가게에 들어서서  멀찌감치 또 다른 입구로 들어서면 80여년을 굳건히 지켜온 동굴이 나타난다.

일제시대때 만들어진 것으로 마산 진동일대에 감춰져 있는 여러 동굴 중 하나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포근해 냉난방이 필요 없다. 올 여름 개업하자마자 색다른 분위기에 매료된 미식가들과 인공바람을 거부하는 사람들로 동굴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겨울이 다가오자 동굴 안은 포근한 공기가 에워싸고 있었다.

동굴 위로는 작은 언덕이고 그 옆으로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동굴 안과 밖이 80여년이라는 세월을 건너뛰고 있는 셈이다. 식당이 들어서기 전만 해도 이 동굴은 진동에 살던 어린아이들의 놀이터였다고 한다.

숨바꼭질을 할 때면 꼭 거쳐야 하는 그들만이 공간이었던 것이다. 올 여름 백숙이 인기였건만 겨울이 다가오자 오리불고기를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단다. 느끼한 맛은 전혀 없다.

   
△전화 : (055)221-0668

△주요메뉴 : 청둥오리 불고기 중 2만5000원∙대 3만원, 촌닭 백숙 1마리 3만원

△영업시간 : 낮 1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차 : 가능

△카드 : 가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