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국도 14호선 동읍 우회도로 축조공사 구간이 철새도래지인 동판저수지 앞을 가로지르게 계획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물론 동읍 구간 개설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 공고도 해야 하고, 주민공청회도 가질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행청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슬기로운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토관리청의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나온 노선도를 보면 기존도로의 선형개선효과도 커 보이지 않는다.
국토관리청관계자의 말처럼 육군정비창과 이주단지 그리고 주남저수지가 있어 마땅한 노선을 찾기가 어렵다면, 지역주민과 긴밀히 협조하여 주민편의 도로를 만들어 줌으로써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으면서, 지역발전도 가져올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고려해 봄직하다. 이미 주남저수지는 국내외의 중요한 철새도래지로서 주목받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자연유산의 보물 창고로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곳이다.
특히 이번에 우회도로가 예정되어 있는 동판저수지는 여름에는 수많은 수생식물과 곤충 그리고 여름철새들의 산란장이며 서식처이다. 가을이 되면 주남저수지로 날아온 겨울철새들의 쉼터로, 오히려 주남저수지보다 조용하며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여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연구장소로 선호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판저수지는 주변에 많은 아파트가 이미 들어섰고, 작은 공장들과 축산시설 등이 있어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
다행히도 그 동안 저수지 내에 갈대와 줄, 각종 버드나무 군락 등이 오염물질을 제거해 왔고, 이런 식물들의 오염 저감작용으로 동판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샛강도 비교적 깨끗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동판저수지는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이기도 하지만, 수질오염을 저감시키는 자연오폐수처리장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문화관광부까지도 미래의 중요한 생태관광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발전 전략을 세우고 있는 곳이다. 이렇게 생물종이 풍부한 습지는 환경선진국에서는 중요한 기초학문의 연구지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미래식량 개발과 새로운 의약품의 소재를 제공할 중요한 곳으로 보전 관리하고 있다.
혹 우회도로 개설로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동판저수지에 환경변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면, 기존도로의 확장방안과 주민들을 위한 2차선 정도의 편의도로 개설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을 통하여 ‘보전과 개발’에 대한 좋은 선례를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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