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를 마감한 2000~2001 애니콜프로농구는 지난해 정상다툼을 벌였던 현대 걸리버스와 SK 나이츠가 침몰한 반면 삼성 썬더스와 LG 세이커스가 급부상해 관심을 모았다.

또 연패수렁에 빠진 동양 오리온스를 제외하곤 구단들의 전력이 평준화돼 어느해보다 치열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했다.

개인득점부문에서도 조성원(LG)이 사상 첫 토종득점왕을 노리고 주희정(삼성)이 강동희(기아 엔터프라이즈)-이상민(현대)의 도우미왕 아성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속출했다.

정규리그 4연패를 노리는 현대는 로렌조 홀 대신 영입한 에릭 던이 줄행랑을 친 뒤 마이크 채프먼도 함량미달로 드러났고 결국 마이클 루이스와 데이먼 플린트를 트레이드함으로써 `용병사태'는 겨우 일단락됐다.

거기다 종아리 근육부상으로 장기간 벤치를 지켰던 조니 맥도웰이 실책을 남발하고 골밑 돌파력과 득점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정상도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시범경기 전승가도를 달려 우승후보 `0순위'로 지목됐던 SK는 황성인 대신 가세한 임재현이 프로무대 적응에 애를 먹었고 대들보인 센터 서장훈이 손가락 골절상으로 최소 5주간 출장이 어렵게돼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달리 삼성 썬더스는 살림꾼 주희정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과 특급용병 아티머스 맥클래리의 종횡무진으로 1라운드 단독선두(8승1패)에 올랐다.

조성원과 에릭 이버츠 쌍포를 탑재한 LG는 지난해 정규리그 7위에서 올시즌 2위(7승2패)로 뛰어오르며 삼성의 독주체제를 저지할 팀으로 지목돼 상위판도 변화를 주도했다.

`캥거루슈터' 조성원은 캔드릭 브룩스(신세기 빅스)·데니스 에드워즈(SBS 스타즈)에 이어 득점 3위를 달리고 있으나 소속팀의 상승세를 타 득점포가 위력을 더해 선두탈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프로 5년차 주희정(삼성)은 올시즌 연일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평균 어시스트 7.66개로 도우미 터줏대감 이상민(2위·평균 7.44개)-강동희(3위·평균 7.11개)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시즌 팀간 전력이 상향평준화돼 2위 LG와 공동 5위그룹(골드뱅크-삼보-SBS-현대-SK)이 3게임차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이어져 농구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9연패 수렁에 빠진 동양 오리온스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타구단과의 전력차가 현격한 상태에서 자칫 32연패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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