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블랙푸드 '변비야 안녕'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 달 밝은 여름밤을 장식했던 메밀꽃이 결실을 거두는 때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생육기간이 2~3개월로 짧은 메밀은 아주 오래전부터 재배돼 왔다.

고산지대 자갈땅에서 생산된 것일수록 좋은데 우리나라에선 강원도산이 품질이 좋다.

메밀의 열매는 익으면 갈색이나 흑갈색 또는 흑색의 삼각뿔 모양을 이루게 돼 메밀가루의 빛깔이 거뭇거뭇하고 독특한 메밀의 풍미를 갖게 된다.

이것이 메밀이 블랙푸드를 대표하는 식품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밀은 단백질 함량은 물론 아미노산의 조성에 있어서도 다른 곡류들과는 다르다.

단백질이 10~12% 함유되어 있으며, 아르기닌과 아스파라긴산 등의 아미노산은 물론 라이신, 트립토판, 트레오닌과 같은 곡류에 부족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단백질의 품질이 우수하다.

지방은 약 2% 정도 함유되어 있는데 그중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산이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당질은 주로 전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밀로스가 약 25%를 차지하고 있고, 섬유질이 6.5%나 함유되어 있어 변비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치질·대장암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메밀의 성분 중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점은 바로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비타민 P라고도 불리는 루틴이다.

이 성분은 항산화물질로 혈관에 쌓인 유해산소를 없애 혈관노화를 막아준다.

루틴은 혈관벽의 저항력을 향상시켜 고혈압 환자나 동맥경화증 같은 혈관계 환자에게 좋다.

그러나 루틴은 수용성으로 메밀을 삶았을 때 물에 우러나오므로 메밀 삶은 물을 가능한한 버리지 말고 사용해야 한다.

메밀 상태로 보관하면 잘 산화되지 않지만 가루로 보관하면 공기와 접하는 면적이 커져서 산화가 빨리 진행된다.

따라서 온도가 낮은 곳에서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메밀가루는 햇볕에 노출되면 메밀속의 소량의 지방이 산화되어 가루 냄새가 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메밀에는 아밀라제나 말타아제 같은 당분해효소를 함유하고 있어 오래 저장하기는 어려우나 소화 흡수를 쉽게 해준다.

<메밀전(빙떡)>

△재료 = 메밀가루 1컵, 달걀 흰자 2개, 무 300g, 실파 약간, 다진 마늘, 참기름 1ts, 깨소금 2ts, 소금,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 1. 메밀가루에 같은 양의 물을 붓고, 달걀 흰자를 섞어 소금 간을 한 다음 밀전병을 부친다.

2. 무는 4cm로 얇게 썰어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 다음 물을 넣고 볶는다.

3. 밀전병을 펼쳐 그 위에 볶은 무를 놓은 다음 김밥 말듯이 만 후 잘라 접시에 담아낸다.

<메밀묵채국>

△재료 = 메밀묵 1모, 신김치, 멸치 5마리, 다시마 작은 쪽 1개, 계란 1개, 김 1장, 양념장(간장, 참기름, 파, 고춧가루, 마늘)

△만들기 = 1. 메밀묵은 곱게 채 썬다.

2. 멸치로 맛내기국물을 만든다.

3. 신김치는 조금 씻어서 물기를 뺀 뒤 채 썰고 계란은 지단을 부쳐 채 썬다.

4. 메밀묵, 김치, 계란지단, 김가루를 담고 맛내기국물을 부어서 양념장과 함께 낸다.

/박혜진(창신대 식품영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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