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노래를 율동과 함께 부르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뭔가 특별한 것 같던 브라운관 속 세상에 대한 동경이 고사리 손마저 놀리게 했을 듯.

지역 프로그램이 생명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것은 우리 생활과 밀착된, 우리 옆집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브라운관 속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스타의 부재’라는 것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기에 힘든 부분이자 제작진이 극복해야 될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런 사이에 마산 MBC가 지난해 만든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해킹 N세대>는 지역 프로그램의 장점을 이용하고 지역의 열악함을 나름대로 극복해 냈다고 할 수 있다.

중앙의 경우도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은 퀴즈 프로그램 일색이거나(KBS <도전! 골든벨을 울려라>는 기존 퀴즈 프로그램의 고정관념을 깬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인기연예인에 편승한 가요 프로그램이 고작이다. 그만큼 청소년들의 눈 높이에서 적정 수위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올 가을 개편과 함께 시간대를 옮기고 단장을 새로 한 마산 MBC <해킹 N세대>는 총 5코너로 꾸며진다. ‘N세대 따라잡기’, ‘6㎜ 자유선언’, ‘학교야 놀자’, ‘클릭! 짱’ ‘이 대학 이 학과’ 등.

<해킹 N세대>의 가장 큰 매력은 도내 곳곳의 학교를 직접 찾아가 학생들이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다. 또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은 학생들의 작품이 고스란히 TV라는 공중파를 통해 방영된다는 것도 상대적으로 소외돼있는 도내 학생들을 위한 보너스. 하지만 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의 장기자랑을 보고, 펌프 게임을 벌이는 것은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아이템이다. 학생들에게 놀 자리나 마련해주고 멘트 몇 마디 하는 것은 이젠 식상하다. 그런 이유로 눈에 보이는 현상적 오락의 나열보다는 제작진이 함께 고민해 지역 청소년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다큐 느낌의 코너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또한 <해킹 N세대>를 자주 시청한다는 어느 시청자가 지적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사회자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부분도 귀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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