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한 살, 입안에 넣자 사르르

지금 남해안은 갈치가 밤바다를 수놓고 있다. 제철 생선만큼 값진 보약은 없다하지 않는가. 낚싯대를 동여매고 ‘은빛사냥’을 떠나고 싶은 마음 굴뚝이다.

여러 지역 갈치 중 최고를 꼽자면 뭐니뭐니해도 등살과 뱃살이 불룩 오른 제주갈치다. 입안에 들어가기 무섭게 살살 녹는다는 제주갈치. 그 맛이 제대로 배어있다는 창원 봉곡동에 있는 ‘성호 생갈치 전문젼을 찾았다.

   
 
 
식당은 수수하지만 식당 안을 장식하는 명함들을 보면 보통 식당이 아닌 듯하다. 한쪽 벽면에 식당을 찾은 이들의 명함이 빼곡하게 꽂혀있다. 예술가부터 정치인, 사업가까지 들음직한 이름은 다 있다.

“10년 전부터 손님들이 남기고 간 흔적이에요. 3년 전 이 가게 갈치맛을 보고 인수했죠. 알게 모르게 입소문이 났다는 것을 인수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주인 김영상(42)씨가 명함의 사연을 설명했다. 이어 무청과 감자가 먹음직스럽게 엉켜있는 갈치조림을 내놓았다. 갈치살이 고등어 살처럼 통통하게 올라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더니 부드러운 갈치살이 순식간에 녹아든다. 먹을수록 맛있다. 그 맛의 비결을 묻자 두 말없이 “정직한 재료”라고 말한다.

“집사람 고향이 통영이었습니다. 갈치 맛을 보더니 어릴 적 먹던 바로 그 갈치 맛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리 좋은 양념을 써도 재료가 싱싱하지 않으면 제 맛이 안 나는 법입니다. 값이 좀 비싸다는 손님도 있지만 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자신 있습니다.”

부인이 영양사인데다 초등학교 식자재 납품도 맡아 온 덕에 재료 하나 하나 빈틈이 없다. 인수하자마자 제일 먼저 조미료를 없애고 양념재료들은 하나같이 국산으로 바꿨다. 조림에 곁들이는 채소는 철마다 다르게 하되 영양가는 일일이 맞췄다. 봄에는 봄동, 여름에는 고구마 줄기, 가을에는 무청을 넣고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갈 수 있도록 감자, 파 등도 곁들였다.

주인이 바뀌어서 맛이 달라진 것 같다는 손님도 있었지만 ‘맛은 정직해야한다’는 철학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6개월 후, 한 손님이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주인이 바뀐 후 음식에 혼이 느껴지네요. 잘 먹고 갑니다.”

힘이 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알만한 손님들은 다 느끼겠다 싶어 그 이후 재료 하나 하나 음식 하나 하나에 더 정성을 쏟았다. 그리고 3년 후 그들만의 단골손님들이 제자리를 잡게됐다고. 간편한 커피자판기 대신 번거로울 법한 원두커피를 내놓는다. “별 것 아니지만 이런 것 하나 하나가 마음이고 정성이잖아요.”

   
 
 
△위치 : 창원시 봉곡동 32-11번지 301호

△전화 : (055)238-2002

△주요메뉴 : 갈치조림 1인분 1만 1000원, 갈치찌개 1인분 1만1000원, 갈치구이 1인 8000원, 고등어 조림 8000원, 고등어 구이 8000원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차 : 가능

△카드 :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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