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어비’의 계절이다. 하늘이 높아지니 고등어·꽁치 ·전어·갈치가 시원한 물결을 머금고 살이 오른다. ‘전어를 구우면 3년 전 집 나간 며느리가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말도 있듯, 기름기 잘잘 흐르는 가을 생선은 뭐니뭐니 해도 고소한 냄새와 맛이 느껴지는 구이가 제격이다.

 


△비법 1. 고소한 맛 ‘수분’이 관건

접시에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접시바닥에 흥건히 물이 고이는 생선구이는 십중팔구 질척해서 맛이 없다. 수분이 생선에 제대로 스며 있어야 생선 원래의 맛이 나온다.

수분이 나오지 않게 구우려면 겉면의 단백질을 빨리 응고시키는 게 중요하다. 팬은 미리 달구고 처음에는 센 불로, 익었을 땐 중간 불로 조절해 굽는다. 그릴에 구울 때도 3~5분 정도 예열해두는 것이 좋다.

식구수가 적다보니 냉동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냉동생선은 굽는 방법이 다를 뿐더러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냉동 보관하기 전에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낸 다음 소금을 살짝 뿌려 한 토막씩 쿠킹포일이나 랩에 싸서 냉동실에 넣는다. 염분을 취해서 수분이 빠지므로 재빨리 냉동해야 한다.

냉동 보관한 생선을 꺼내 구울 때는 10분 정도 녹여 얼었던 수분을 뺀 다음 중간 불에서 구워야 타지 않고 속까지 익는다. 약한 불에서 구우면 물이 나와 살이 퍽퍽해진다. 구울 때 껍질을 바닥에 가게 해서 구우면 기름과 수분이 떨어져 바삭하게 된다.

 

△비법 2. 식초 한 방울 비린내 ‘싹’


고등어·꽁치 ·전어 등 가을생선은 기름기가 많아 구수하긴 하지만 비린내가 많은 것이 단점이다. 비린내에는 식초가 으뜸이다. 생선껍질에 식초를 바르면 껍질도 잘 붙지 않고 비린내도 가신다.

특히 등 푸른 생선과 식초는 궁합이 좋아 맛도 좋아진다. 뿐만 아니라 식초는 살균작용과 잡 맛 제거효과뿐만 아니라 부드럽고 연하게 하는 작용도 한다. 구이뿐만 아니라 삶거나 졸일 때도 식초를 이용하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식초와 물을 1대 1 비율로 용액을 만들어 생선을 씻어내면 된다.

 

△비법 3. 신문지 한 장이면 ‘깔끔’


생선 냄새와 연기 때문에 생선 굽는 것을 꺼렸다면 구울 때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생선 위를 덮어보자. 신문지나 키친타월은 생선이 구워지는 동안 기름기를 살짝 흡수해 비린내가 집안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준다. 뚜껑처럼 완전히 닫는 것이 아니므로 수분도 적절하게 유지해 줘 생선살도 탱탱하다.

그릴에 구울 때 간혹 청소하기 쉽게 하기 위해 쿠킹포일을 석쇠 바로 위에 까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수분이 고여 생선 맛이 없어진다. 대신 철판 바닥에 쿠킹포일을 깔고 구우면 그릴청소가 훨씬 쉬워지고 생선 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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