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가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과학자들은 11일 챈드러 X-선 관측소의 궤도망원경을 통해 X-선 신성(新星) 무리를 관측한 결과, 엄청난 에너지가 블랙홀에 빨려들어 갑자기 사라지는 `사상(事象)영역(event horizon)'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주 에너지의 근원으로 일컬어지는 블랙홀은 거대한 신성이 핵에너지를 이용해 붕괴하면서 엄청난 밀도의 구멍을 만들어내 빛조차 빠져 나갈 수 없는 중력이 작용하는 공간으로, 지금까지는 블랙홀 주변 물체의 중력작용에 의해서만 관측됐을 뿐 직접 관측은 불가능했었다.

반면 이번 관측에서는 블랙홀을 형성한 X-선 신성 주변의 많은 물질들이 신성과 충돌하면서 이론적으로는 분명히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자 에너지 분출없이 그대로 사라지는 현상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라메시 나라얀 박사는 “이같은 사상영역은 블랙홀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며 “아이러니하지만 아무런 에너지 표시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곧 블랙홀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가르시아 연구원도 “우리는 물체들이 순식간에 아무 것도 없이 사라지는 현상을 봄으로써 블랙홀이 진짜 `블랙'으로만 나타나는 공간임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관측을 통해 블랙홀 주변에서 이같은 에너지의 갑작스런 소멸현상을 4차례나 관측했으며, 블랙홀이 아니라 중성자핵을 형성한 신성에서는 반대증거로 에너지가 분출하면서 발광하는 현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