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내린 비가 그토록 애간장을 태우던 최악의 가뭄을 싹 가시게 했다. 그런데 가뭄끝이 호우로 돌변해 거제.남해.함양에 170mm이상의 비가 쏟아져 막심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틀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말미암아 함양 40ha, 창녕 10ha의 양파밭이 물바다를 이루었고 김해 저지대의 논은 침수되어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밖에 벼.원예농작물.도로.가옥 등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다가오는 23일부터 본격적 장마로 접어든다는 기상청의 예보이고 보면 올해도 얼마나 많은 인명과 재산이 수마에 휩쓸려 갈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물론 우리 나라의 여건상 치수대책에 불리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연평균 강수량으로 보면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간 강수량의 3분의 2가 6~9월에 집중돼 이를 관리하기란 참으로 까다롭기만 하다. 이 때문에 홍수기에는 물난리를 겪어야 하고 갈수기에는 가뭄에 시달려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장마철을 앞두고 방재시설물, 대규모 공사장 등 재해취약시설이 너무 많아 올해도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우려된다.
하지만 재산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미흡하다보니 걱정만 앞설 뿐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 재해취약시설은 1040개소(재해위험 64, 방재시설물 897, 대규모 공사장 79개소)에 이르고 있고, 이중 상습침수지역은 45곳이며 이들 지역의 수해예방사업을 위해서는 총 1993억원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하니 한정된 사업비로는 엄두도 못낼 형편이다. 무엇보다 수해취약지구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가장 절실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 못할 경우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상습수해 취약지구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것이 타당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해마다 수해가 발생하는 지역부터 복구를 서둘러 나가야만 한다. 어디까지나 수해복구는 장마철에 강행할 것이 아니라 장마철 이전에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서둘러 나가야 한다.
기상재난은 반드시 불가항력의 사고로 단정해서는 안된다. 예방과 경계 그리고 구급체제를 제대로 갖추고 초동단계부터 신속한 대응체제 구축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만전을 기해 나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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