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농민 김기현씨 전국투어 일환 진주 도착
전북 고창의 농민 김기현(48·전 한농연 전북 고창군연합회장)씨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경운기를 몰고 30일 진주시내를 달렸다.
김 씨는 다음달 12일까지 14박 15일동안 경운기를 몰고 부산, 대구, 평택, 춘천 과천 등을 거쳐 서울로 갈 예정이다. 김 씨는 하루 150㎞씩 이동하는 강행군 끝에 모두 2000㎞나 되는 거리를 ‘털털거리는’ 경운기에 몸을 싣고 이동한다.
김 씨는 30일 오전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금 농촌에서는 한숨소리만 가득하다. 산더미 같은 농가 부채, 값싼 외국 농산물 수입, 최근 있었던 수마로 농민들은 일어설 기력조차 없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농민의 목을 죄어 오는 것은 한미FTA”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또 “정부에서 보수적으로 양허안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양허안으로 과연 농업 농촌 농민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농민을 위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의지로 협상에 임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진주시청 앞 도로에 세워 둔 경운기에 타고 “이경해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한미 FTA 3차 본 협상 저지를 위해 전국을 순회하고 서울로 올라간다”고 외친 후 시동을 걸었다.
서울에 도착하면 김 씨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와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과 농림부장관의 면담을 요구하고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 씨는 국회 쌀 비준 반대와 근본적인 농업 회생 대책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상복을 입고 족쇄까지 차고 7박8일 동안 450㎞를 걸어 상경투쟁을 벌였다.
또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자전거를 타고 서울까지 1인 시위를 벌인 바 있는 ‘행동하는 농민’으로 전북 고창군에서 1만5000평의 농사도 짓고 있다.
한편 김 씨의 분신과 같은 경운기에는 태극기와 농업정책을 반대하는 플래카드, 김 씨를 응원하는 격려문, 농민가가 울리는 확성기 등이 걸려 있어 비록 혼자 나선 길이지만 외롭지 않게 힘차게 달렸다.
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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