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가 무슨 언론사를 취재하느냐? 기자가 무슨 기자를 취재하느냐?”

미디어 담당 기자가 되고부터 흔히 듣는 얘기다. 몇 달 전 미디어 전문 비평지 ‘미디어오늘’에서 언론사의 미디어담당 부서가 기피부서 1위쯤 된다는 기사가 번뜩 떠올랐다. 바로 주요 취재원들로부터 이런 반응이 나오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 현장에서 사건의 본질을 알고, 알려나가기 위해 관련자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익숙한 사람이 바로 기자다. 그런 입장인 기자에게 접근해 취재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특히 언론사 기자 입장에서 민감한 사안일 수 있는 부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혹여 말문을 열더라도 본질에 접근하지 않는 대답을 하거나, ‘오프더레코드 (off-the-record·기록에 남기지 않는 비공식 발언)’를 요청하기 일쑤다.

선거 기간 즈음에 도내 각 언론사의 선거보도준칙에 대해 알아보고, 비교분석 기사를 쓰려고 취재를 했던 적이 있다.

보도준칙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모 신문사 정치부에 전화해 “선거보도 준칙이 마련돼 있느냐? 있다면, 기존 보도준칙에서 올해 변화되는 부분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치부 소속이라고 밝힌 기자는 “언론사가 무슨 언론사를 취재하느냐? 우리가 알아서 보도하는 것이지 무슨 상관이냐?”라고 버럭 화를 내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탁’ 끊었다. 다른 회사 ‘일개 기자’가 왜 감 놔라 배 놔라 하느냐라는 투로 들렸다.

일면 그런 반응이 이해가 된다. 기자가 취재를 당하는 익숙지 않은 상황에 처했을 때 충분히 당혹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취재를 받는 기자는 ‘내가 말한 부분이 문제가 되진 않을까?’하고 다시 한번 자기검열을 하며, 소극적으로 취재에 응할 수 있다.

그러나 취재원과 제대로 접촉이 되지 않으면 기사에서 그 입장을 이해하고 반영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기자인 취재원들이 인터뷰를 크게 꺼릴 경우, 그 취재원의 입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고려해 기사에 반영할 수 없음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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