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동원·작품 질·가능성‘긍정’…6년만에 정착

‘21세기 젊은 연출가들의 도전과 탐험’이라는 주제로 밀양연극촌에서 열린 ‘제6회 밀양연극축제’가 지난 1일 폐막작 <아름다운 남자(작 이윤택, 연출 남미정)>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7월 21일부터 8월 1일까지 밀양연극촌 내 5개 극장(△우리동네 극장 △창고극장 △스튜디오 극장 △숲의 극장 △연극실험실)에서 12일 동안 36개의 작품이 72회 공연됐다.

▲ 젊은 연출가전 대상 수장작 극단 서울공장의 <도시녀의 칠거지악>.
6회 째를 맞은 이번 축제는 ‘관객동원·작품 질·발전 가능성’ 등에서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미비한 시설과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은 밀양연극촌에서 퍼지는 ‘젊은 열기’에 의해 상쇄되는 면도 있었다.

△“축제의 정착 확인했다” = 평일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주말만 되면 밀양연극촌의 각 극장에서는 한바탕 소동을 치러야 했다. 밀려드는 관객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스태프들은 관객들을 밀착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미처 극장에 들어가지 못한 관객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창고극장’과 ‘연극실험실’을 새로 마련해 지난해보다 극장이 2개가 더 늘어났고, 아무리 시간 안배를 잘 한다 하더라도 하루 2편 이상의 연극을 보기 힘들게 시간이 배정되었음에도 공연 30분전에는 어김없이 극장 앞마다 길게 줄이 늘어섰다.

올해는 밀양연극촌에 모두 3만 여명의 사람들이 방문해 2만 4000여명의 관객이 연극을 관람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난해 1만 8000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타지역 관객도 60%를 넘어섰다.

하용부 밀양연극촌 촌장은 “이제 마니아 층이 확실하게 생긴 것 같다.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작품을 선택해 연극촌을 찾는 형태가 이제 자리를 잡은 것 아니겠냐”며 이 같은 현상을 분석했다.

△작품의 질 일정 수준 유지 = 올해로 5회 째를 맞이한 젊은 연출가전에는 대상작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3개 늘어난 13개 출품작 모두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특히 작품상·연출상·특별상을 수상한 극단 서울공장의 <도시녀의 칠거지악(연출 유수미)>은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또 2회 째를 맞는 ‘대학극전’에서는 용인대와 극동대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젊은 연출가전에서 대상을 받은 공연배달 서비스 간다의 <겨울공주평강이야기>를 비롯해 국내 유수 극단의 작품들도 선을 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브레히트 서거 50주년을 맞아 이윤택 예술감독이 개막작으로 선보인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이다. 브레히트적 연극을 꾸준히 해온 연희단 거리패가 최초로 브레히트 원작을 연극화해 주목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젊은 연출가전에서 작품상을 받은 <도시녀의 칠거지악> 역시 브레이트 원작 <소시민의 칠거지악>을 각색한 것이어서 축제의 시작과 끝을 브레히트가 장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축제 방향 놓고 논의 활발할 듯 = 장기적으로는 축제준비와 기획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는 ‘내실강화’에 주력할 것인가 ‘외연확대’를 시도할 것인가의 고민과 직결되는 문제로 활발한 논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논의는 6년 만에 부쩍 성장한 ‘연극축제’를 밀양시에서는 어떤 관점으로 지원·육성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방향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향후 밀양시와 밀양연극촌 간의 의견 조율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축제에서는 축제 전반을 아우르는 기획팀의 부재로 인해 ‘불편한 교통·편의시설 미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밀양시 관계자는 “일시적인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우리도 인식을 하고 있다”며 “올해 말쯤에는 장기 플랜의 구체적인 모습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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