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하고 담백 ‘한방잉어백숙’

“집을 떠나는 남자에게 구기자와 이것을 먹이지 마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이것은 ‘민물고기의 임금’으로 폭포를 거슬러 기어오를 만큼 왕성한 생명력이 있어 스테미너식으로도 유명한 잉어다.

   
 
 
백숙하면 삼계탕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잉어로 백숙을 맛있게 하는 곳이 있다기에 달음박질했다. 마산 감천 계곡 물을 따라가다보면 나오는 ‘정동가든’이다.

각종 한약재를 넣고 만든 육수에 팔뚝만한 잉어를 넣고 푹 고은다. 마지막에 구수한 맛을 내는 들깨가루와 얼큰한 맛을 내는 파를 듬뿍 담는다. 한약재는 잉어의 비릿맛을 말끔히 씻어주고 파와 함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우려낸다. 여기에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 함량이 높아 맛과 영양면에서 매우 훌륭한 음식으로 꼽히는 들깨가 더해지니 최고의 보양식이 따로 없다.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니 ‘비린 맛이 배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한순간에 달아난다.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온 몸에 퍼져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듯하다. 잉어백숙과 함께 찹쌀밥이 나온다. 주인 배옥희(51)씨가 맛있게 먹는 법을 가르쳐준다. 찰쌀 밥 위에 백숙 국물을 한 국자 떠서 얹는다. 숟가락에 밥을 조금만 떠고 국물을 가득 담아 국물맛을 느끼며 먹다보면 어느새 찹쌀과 백숙국물이 만나 죽이 된다. 삼계탕을 먹으면 마지막에 나오는 죽처럼 되는 셈이다.

두툼한 고기살을 한 입 넣었다. 눈을 감으면 육고기인지 생선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퍼석하지 않고 부드럽고 쫄깃하다.

주인 배씨는 잉어 맛의 비밀은 감천 계곡 물에 있다고 한다. “감천 골짜기 물이 깨끗한 것을 아니까, 잉어를 가져오자마자 깨끗한 감천 골짜기 물에 이틀정도 담아뒀습니다. 처음에는 바뀐 물에 적응을 못해 튀어나오기도 하더군요. 이틀 정도 지나니까 움직임도 더 세지고 색깔도 자연산 잉어처럼 변했습니다.”

주인 배옥희씨는 1여 년 전 한방잉어백숙 맛에 반해 이 가게를 인수했다. 한방잉어백숙은 8여 년 전 이 가게를 운영하던 할머니가 만든 음식이라고 한다. 지금도 할머니는 주인 배씨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고 배씨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인수한지 1여 년이 지나자 입소문이 퍼져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아무래도 임신부 손님이 많은 편인데 잉어백숙을 먹고 갔던 임신부 손님이 아이를 낳고 그 맛이 생각나 다시금 오는 경우가 많다.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임신한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참 많아요. 옛날에는 친정엄마가 몰래 잉어를 고아 먹이곤 했는데 그죠. 참 세월 많이 변한 것 같아요.”

   
 
 
△ 위치 : 마산시 내서읍 신감 감천계곡 내

△ 전화 : (055)231-9855

△ 주요메뉴 : 한방잉어백숙 대 4만5000원 중 4만원, 한방오리백숙 3만 5000원, 촌닭약백숙 3만원(모두 4인 기준)

△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 주차 : 가능

△ 카드 :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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