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재래시장'면모 갖추려면 조직체 구성해야

다양한 판촉행사에 따른 현대식 편의시설을 갖춘 백화점.대형할인점 등과 달리 허름한 천막을 둘러치고 오밀조밀하게 각종 음식료품에서부터 갖가지 편의용품에 이르기까지 옛 정서가 흠뻑 담긴 창원 상남 5일장이 오는 29일부터 폐쇄된다.
이는 기존의 상남 5일장 상인이었던 상남재래시장의 입점자들이 현대식으로 새롭게 단장된 ‘상남재래시장’ 상권 회복을 위해 시에 강제철거를 요구하면서 시 조례까지 개정한데서 비롯됐다.
이에따라 상남 5일장 폐쇄가 상남재래시장 입점자들의 주장과 같이 시장 활성화에 한 몫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창원대학교가 지난 5월 발행한 ‘마케팅과학연구’지에 시 후원으로 실린 ‘창원시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소개한다.
□창원시 상남 5일장 폐쇄 = 창원시 상남동 재래시장(5일장)이 현대식 건물로 지난 2월 개장됨에 따라 5일장이 상설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노점 상인들이 인근에서 영업을 계속하면서 상설시장 입점 상인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이런 가운데 입점상인들이 재래시장내 상권 분산을 막고 상설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5일장 노점상인에 대한 강제 철거를 시에 건의했다.
시는 이에따라 공설시장관리 조례 개정안을 지난 회기시의회 임시회에 상정, 이 안이 통과함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5일장 상인을 대상으로 강제 이동에 나서게 됐다. 시는 지난 5월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5일장 상인 강제이동을 위한 홍보기간으로 정하고 1000여명의 상인에게 홍보전단을 배포했다.
이와 함께 5일장이 서는 대동아파트 주변과 상남동 일대 주택가에 20여개의 홍보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지속적인 홍보를 실시해 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7만5000부의 홍보전단을 5일장 상인과 인근 주민들에게 배포하는 등 5일장 폐쇄에 따른 홍보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고 말했다.
시는 또 19일과 24일 장이 서는 날짜에 맞춰 ‘5일장 폐쇄’에 대해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집중 홍보전을 펼칠 계획이다.
이같이 시가 5일장 폐쇄와 관련, 본격적으로 강제 이동에 나서고 있으나 기존 5일장 상인들의 반발도 만만찮아 새롭게 개장한 상남재래시장 활성화가 순탄하게 이뤄질 지 주목된다.
□창원상남재래시장 지원방안 = 주거 밀집지역 부근에 좌판상.행상 그리고 손쉽게 이동 가능한 자동차.손수레 등을 활용한 상인집단과 가게지출의 범위를 축소하려는 인근 주거지 소비층과의 이해가 일치됨으로써 자연발생적으로 재래시장이 형성된다.
창원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상남 5일장도 이같은 자연발생적인 시장으로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재래시장은 유통의 낙후성.경영규모 영세성.시설 노후화.경영기법 전근대성 등으로 한계를 노출해 왔다.
특히 창원시는 계획도시의 골격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환경 정비를 통해 새로운 상남재래시장을 건립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자체 차원에서 다각적인 지원방안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이건 지자체 차원이건 지원돼야 할 방안은 대략 재개발지원.제도적 지원.재정(세제)지원.금융지원.기술경영지원.판매지원.시설관리 및 운영지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창원 상남지역 무등록 재래시장의 경우 도시재정비나 도시계획법.특별법과 연계해 지역민과 행정.상인 등이 공동으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재래시장 주체인 입점자들은 자기자본이 부족한 영세상인들로 무조건적인 세제지원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소비자 유인을 위한 방안으로 신용카드 사용확대가 현실적인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이 확보되면 수입금액의 소득세를 차등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이 떠오른다.
판매 및 마케팅 지원 방안은 가장 중요한 차별화전략의 하나다. 차별화는 건축물의 성격.미관.청결 등 유형적인 것과 친절.깨끗한 상거래.서비스 등 무형적인 것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상의나 행정기관 역시 ECRC(전자상거래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해 재래시장의 마케팅이나 차별화 전략을 적극 지원하면 재래시장 활성화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특히 공동창고를 설치하거나 냉동.냉장시설을 갖추게 될 때 저리자금 지원과 관리운영자에게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활성화의 일환이 될 수 있다.
□내부 핵심능력 강화 방안 =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주차장 등의 시설을 완비하게 된 ‘상남재래시장’은 ‘계획된 재래시장(designed traditional market)’으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 시장은 재래시장을 이전해 현대적 상가로 탈바꿈한 아주 특이한 형태의 재래시장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외부지원에 앞서 시장의 주체인 입점자나 상인(조직)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대형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판촉 프로그램을 수렴해 재래시장에 맞게 재구성해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우선 기존의 상남시장을 이용하는 고객수준의 측정과 향후 찾는 고객수준의 목표치를 설정해 그에 맞는 컨셉트를 제시하는 매장의 구성이 요구되고 있다. 통일성의 확보를 통해 올바른 목표를 계획하고 실행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전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 활성화 후 이익배분’의 방식을 택하는 것이 점주와 입점 상인에게 다같이 이익이 된다는 인식이 앞서야 한다.
기존 고객유치와 향후 강력한 경쟁업체의 등장에 따르는 상품관리 운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적절한 상품의 구색갖추기가 이뤄질 때 활성화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입점자 개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나 강력한 조직체를 구성해야 한다. 즉 구심점이 없다면 활성화는 요원한 일이 된다.
자기점포 위주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던 상인들은 전체 시장을 고려한 시장 마인드로 바꿔야 한다. 구성원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이다.
산.학.관 협력체계를 유지해 전문적인 관리기법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체계를 고객관리부.서비스부.시설개선부.상품개발부.홍보기획부.교육정보부.의사조정부 등 대형할인점과 백화점 못지 않은 조직체계를 갖추고 차별화 해 나가야 한다는 게 이 책자에 게재된 논문의 주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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