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체, 구입 독촉 피해 호소…판매 당사자는 펄쩍

최근 언론사나 언론단체의 발행도서(연감) 판매 방식이 소비자가 느끼기에 강압적이고 부당하게 진행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마산에서 한 기업체를 운영하는 최 모 씨는 최근 모 언론단체 관계자라고 밝힌 이로부터 “<2006년 보도사진 연감>을 구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갑작스런 전화에 ㄱ 씨는 당황했다고 한다.

ㄱ 씨에 따르면, 상대는 반말 투로 19만원에 상당하는 책을 구입할 것을 팩스 공문을 보내며 독촉했다고 한다.

ㄱ 씨는 어떻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고 판매를 요청했는지도 의아했다고 말했다.

현재 <2006년 보도사진 연감>은 이 단체 편집실에서 68년부터 제작, 판매해오고 있다. 이 편집실은 전국에 영남, 경기, 서울, 충청 4개 지사를 두고 연감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ㄱ 씨가 자신에게 부당한 요청을 했다고 주장한 편집실 영남지사 관계자는 “ㄱ 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본사에서 한명 당 15부 정도 배당이 내려와서 인터넷 검색으로 무작위로 업체를 선정해 연락을 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고압적으로 느꼈을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 다른 신문사에서도 이런 식으로 연감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남지사 관계자는 “연감 강매는 없다. 올해 선거 때문에 관공서에 연감 판매가 부진해 개인 업체에 연락을 하고 있는 정도다. 혹여 고압적으로 연감 구입을 요청받았다 하더라도 정 안되면 책을 반환하고, 돈을 돌려받으면 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단체 사무국 관계자는 “협회에 소속된 편집실에서 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연감은 통신 판매 위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연감을 판매할 때 주의를 하는데도 간혹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민언련 “매년 10건정도 피해 사례 접수…연말엔 더 성행”

최 씨처럼 최근 ○○ 언론사나 ○○ 기자연합 형태의 이름으로 나오는 연감 구입 요구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창원에 사는 강 모 씨 역시 자신의 가족이 연감 강매와 관련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오빠의 경우 작은 기업을 하고 있는데 일단 책이 먼저 배달이 되고, 책 구입 결제를 하지 않으면 독촉전화가 온다. 매일 걸려 오는 전화에 시달리다 귀찮아서 큰 돈도 아니다 싶어 필요 하지도 않은 책을 사주고 있더라. 나중엔 책이 너무 많아 책을 어떻게 버릴까를 고민하더라”고 말했다.

2004년부터 언론사 연감 강매 고발센터를 운영해온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경남민언련) 강창덕 대표는 “해마다 언론사 연감을 부당하게 판매하고 있다는 전화를 10통 정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그 해 책을 팔아야 하기에 연말을 석 달 정도 앞두고 있는 시기가 연감 강매 시즌이다”고 덧붙였다.

경남민언련과 함께 전국공무원노조(이하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도 언론사 연감 판매를 비판하고 감시해 왔다.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강순중 차장은 “2003년 7월, 2004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연감 강매 사례가 있으면 노조에 신고해 달라고 공지했다. 2003년 공지 이전에는 연감 강매가 비일비재했지만, 이후엔 그런 사례가 없어졌거나 제보가 없어진 걸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는 “언론사 연감 판매 문제가 또 다시 성행 조짐을 보이는 것 같다. 연감을 부당하게 판매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혹은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례를 취합하기 위해 ‘연감 강매 신고 안내’를 새로 공지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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