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여자 목소리 알고보니 기계로 작동

“서울 말씨의 여자가 구내 방송을… 도대체 누구지?”

진주시청에는 지난주부터 서울 말씨를 쓰는 낯선 여자가 구내 방송을 하면서 직원들과 민원인들로부터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서울 말씨에 약간 기계음이 섞인 여자의 구내 방송은 지금까지 경상도 억양이 다소 섞인 여자 직원 안내 방송에 익숙해 있던 경상도 남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때문에 방송을 담당하는 부서에는 이 여자의 정체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는 등 베일에 싸인 여자 아나운서(?)를 찾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기대는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낭랑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서울 여자가 아닌 기계로 밝혀졌기 때문.

진주시는 최근 ‘IP 동보 방송’이라는 시스템을 도입, 구내 방송을 시험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3명의 목소리 좋은 성우(여자 2, 남자 1명)의 소리를 담아 원하는 목소리로 방송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직원들이 원고만 작성하면 기계가 알아서 높낮이 등을 맞춰 안내방송을 하게 된다는 것.

더욱이 이 시스템은 시청 뿐만 아니라 동사무소와 산하 사업소까지 한꺼번에 방송이 가능하고, 시장이나 실국장은 사무실에서 전화를 통해 방송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시청 관계자는 전했다.

시험 기간중이라 작동이 서툴러 웃지 못할 일도 종종 발생한다. 직원이 원고를 작성하면서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글자를 계속 이어서 읽는다거나 기계음에 익숙하지 않아 직원들이 방송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등의 시행 착오를 겪었다.

직원들은 “새로운 목소리와 서울 말씨를 써서 새롭다”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약간의 사투리가 섞인 예전의 목소리가 좋았다”는 반응까지 나오는 등 제각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진주시는 기존 방송 안내원(교환원이 겸직)과 기계 안내원(?)을 병행해 안내를 담당하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전 실국소와 동사무소까지 한꺼번에 방송을 할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등 이 시스템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처음에는 익숙지 않지만 앞으로는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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