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일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비례)이 한미 FTA 체결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노동·농민단체 등의 반대시위에 대해서도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 김혁규 의원.
김 의원은 18일 오후 마산 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성진 후보 지원유세차 마산을 방문, 경남도민일보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반FTA 시위를 벌이고 있는 단체들은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게 아니라 협상 자체를 중단하라는 입장이어서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한 반응이 주목된다.

그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FTA는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교섭에서 ‘우리 농민들이 이렇게 반대하는데 이것만은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는 측면에서 (노동·농민단체들이 반대 데모를 하는 것도)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에 대한 우리 정부의 준비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그동안 국민들이 불안해 할까봐 발표를 안 해서 그렇지, 사실 3년 전부터 준비는 해왔다”면서 “다만 농촌이 문제인데, 이건 국가에서 특별한 대책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래로 10년 후가 되면 과연 우리 농촌에서 벼농사를 지을 사람이 있겠느냐”며 “결국 경작규모를 확대하고 위탁영농으로 갈 수밖에 없을텐데, 벼농사에 대해서만이라도 정부에서 특별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FTA 체결 후 미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외국으로 이민 간 우리 국민들이 모두 빈손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수천만 불씩 벌어 잘 살고 있다”며 “충분히 견뎌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예로 들며 “역사적으로 봐도 개방하지 않고 문을 닫아 건 나라 중에서 잘 된 나라가 있느냐”며 “다시 한번 성장동력을 창출해 아시아에서 경제적 입지를 굳히고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라도 한미 FTA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김 의원은 자신의 도지사 재임 시절 강력히 추진해 정착시켰던 노란택시(Yellow Cab) 정책을 김태호 지사가 되돌려 사실상 자율화시킨데 대해 “가장 안타까운 일 중의 하나”라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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