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 서식환경 그대로…올해도 대량발생 불보듯

속보 = 진해시 웅천동 일대에 조성된 준설토 투기장에서 해충이 창궐하는데도 부산지방 해양수산청 대응이 엉망이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겪었던 반년동안의 악몽이 되풀이될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7일자 2면 보도>

부산해수청은 7일 오후 늦게까지도 “질병관리본부에서 모니터링 하고 있는 내용과 언론 보도 내용이 달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확정되지 않아 내용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응은 지난해 해양수산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부처가 “올해는 해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주민 이재기 씨는 “경제발전도 결국 사람이 잘 살기 위해 하는 일인데 주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그동안 해온 일을 보면 믿을 수는 없지만 앞으로라도 제발 잘 살고 있는 주민들 괴롭히는 일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50억여원을 들여 51t의 스미라브(곤충 성장억제제)를 뿌려 방제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공언이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해충이 창궐했던 준설토 투기장 1·2공구를 중심으로 물가파리가 대량으로 부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지난해에는 없었던 집파리와 알 수 없는 곤충까지 들끓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해수청 근본 해결책 마련 못한채 변명 일관

더구나 이같은 해충 대량 발생 우려는 지난 3월 있었던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유충 서식밀도 조사에서나 지난달 26일 있었던 창원지법의 현장 검증에서도 뻘 속에 살고 있는 유충이 확인되면서 충분히 우려됐다. 그렇지만 정부는 “성장 억제제로 인해 유충이 성충으로 우화하지 못할 것이다”며 대책을 미뤄왔다. 또 정부는 7월께면 성장억제제 효과로 유충이 성충으로 우화하지 못하는데다 표면 건조공법으로 인해 유충 서식 환경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렇지만 7월 초순인 현재의 투기장은 표면이 완전히 마르지 않아 유충 서식환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 투기장 일부에는 바닷물이 빠지고 표면에 장마철 빗물이 고이면서 모기나 다른 해충 서식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물가파리·깔따구 타령만 늘어놓고 있다.

웅천동 정해영 통장은 “파리가 들끓어 매일 살충제를 뿌리며 살아가고 있는데도 신항 관계자나 정부에서 나와보지도 않고 있다”며 “지난해 그 난리를 쳤으면 올해는 뭔가 달라져야 할터인데도 지금까지 하는 것으로 봐서는 가을까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끔찍하기만 하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한여름철 물가파리, 8월말 부터는 깔따구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생활 자체가 어려웠던 이 일대 주민들은 되풀이되는 악몽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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