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는 간단하게 추억은 든든하게

도대체 먹으러 가는 거야, 놀러 가는 거야.

바캉스를 떠날 때 나오는 말이다. 그래도 출발할 땐 산더미 같아 걸리적거리던 음식들도 집에 갈 때 쯤 깨끗이 비워지는 것을 보면 먹으러 가는 즐거움을 뺄 수는 없는 듯 하다. 더군다나 어른들과 아이들이 동반된다면 먹으러 가는 비중이 커진다.‘실컷 놀고 맘껏 먹어야 기억에 남는다’는 어른들 충고를 무시할 수 없는 데다 물 속에서 시도 때도 없이 놀고 나와서는 먹을 것을 찾아대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먹을 것은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왕 준비할 거라면 알뜰하게 실패 없이 하자. 그래야 떠날 때 짐은 줄고 올 때 든든한 추억은 남는다. 여행 마니아들에게 물었다. ‘특별한 바캉스 음식과 노하우’.

△이것만은 꼭!

마늘, 파, 소금, 설탕, 고춧가루, 식용유, 된장, 고추장은 기본. 마늘과 파는 미리 손질해 작은 밀폐 용기에 담아둔다. 식용유와 간장, 주방세제는 소아과에서 주는 약병을 이용하면 편하다. 고추장, 된장 등은 뚜껑을 열어 바로 먹을 수 있는 통에 담는데, 다 먹고나서 차곡차곡 쌓을 수 있도록 모듈식 용기를 이용한다.

각종 양념이 번거롭다면 짜서 쓰도록 나와있는 고추장 양념 소스를 준비해 가도 된다. 마늘, 파, 소금, 설탕이 곁들여져 있어 삼겹살에 발라서 구워먹어도 되고, 조개구이를 해먹을 땐 조갯살을 잘게 썰어 양념을 넣고 밥에 비벼먹어도 맛있다.

   
야채는 감자, 양파, 고추가 필수. 자장이나 카레가루만 있으면 자장밥과 카레밥을 만들 수 있다. 채 썰어 밀가루 넣고 부침을 해 먹을 수도 있고 깍뚝썰기해서 볶음밥을 해 먹을 수도 있다.

생수는 너무 꽝꽝 얼려가지 않도록 하자. 너무 얼어 바캉스 내내 찔끔찔끔 녹은 물 밖에 먹지 못할 수도 있다. 반쯤 언 채로 가져가는 것이 더 시원한 물을 먹을 수 있는 방법!

김치만 있으면 기본 밑반찬은 두 가지면 적당하다. 더운 날씨에 며칠 두어도 쉬거나 맛이 변하지 않는 짭짤한 것이 좋다. 추천메뉴는 멸치볶음과 깻잎 장아찌 등. 조미김은 입 맛 없는 아침에 충무깁밥처럼 싸 먹기에도 좋고 국을 끓일 땐 자연조미료 역할도 하므로 필수. 봉지를 뜯어놓으면 눅눅해지므로 개별 포장된 것을 가져간다.

△특별한 방법의 바비큐

바캉스 하면 삼겹살을 빼놓을 수 있으랴. 집에서나 가게에서 구워먹는 삼겹살이 지겹다면 특별한 방법을 선택한다.

모닥불 잿불로 굽는 삼겹살바비큐는 어떨까. 삼겹살을 비계층이 두꺼운 것으로 반으로 자른 다음 비계가 은박지에 붙도록 고기를 펼친다. 고기 위에 통마늘과 파를 깔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덮는다. 은박지로 고기를 꽁꽁 감싼 다음 잿더미 속에 파 묻는다. 재 속에 묻혀 25분 정도 경과하면 은박지 사이로 기름이 흘러나와 타는 냄새가 난다. 모닥불 옆에 놓여있는 돌 위에 고깃덩어리를 놓고 그 위에 뜨거운 돌을 4분 정도 눌러놓는다. 이때 은박지 밑부분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막대기로 구멍을 낸다.

아이들을 위해 요즘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 하나 하나 포장된 바비큐 폭립을 준비해 가는 것도 괜찮다. 익혀 양념까지 돼 있으므로 물에 살짝 데우기만 하면 된다.

△삼겹살 지겹다면

꼭 삼겹살이 아니라도 좋다. 해물은 구워먹고 남으면 된장찌개에도 활용할 수 있어 바캉스에는 그만이다. 여러 종류의 해물을 은박지에 싸서 바캉스 전날 냉동실에 얼려둔다. 출발 전에 꺼내 아이스박스에 넣어두면 저녁쯤에 구워먹는다.

닭고기는 구워먹으면 100% 실패한다. 살이 두꺼워 잘 익지 않는 데다 오래 구우면 맛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오히려 백숙이 간편하다.

를 넣고 끓으면 나무젓가락에 어묵을 끼워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다음날 아침 국물로도 대용할 수 있는 초간편 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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