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홍어 맛 주인 입담 닮았네

‘처음에는 코끝이 찡하고 다음에 입안이 상쾌합니다. 그리고 끝 맛은 청량합니다.’

TV드라마 <대장금>에서 주인공 장금이가 ‘홍어’를 먹고 표현한 말인데, 그래 이 맛이다 싶다. 홍어는 여름의 별미로 그만이지만 장마가 텁텁하게 조여오면 생각나는 막걸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안주이기도 하다. 홍어나 막걸리나 서로 삭혀야 하는 운명인데다, 막걸리는 홍어가 탁 쏘아 올릴 때 한순간에 식혀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산시 합성동 ‘일미 홍어와 돼지가' 주인 전종길(64)씨는 홍어가 여름과 어울리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말한다.

“전라도에서 홍어는 여름에 약으로 쓰였습니다. 홍어를 처음 먹으면 입천장이 벗겨질 정도로 자연살균력이 뛰어나죠. 홍어를 먹으면 여름에 식중독이 안 걸린다고 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홍어전문가 주인 전종길씨의 구수한 입담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홍어는 그에게 새 인생을 열게 해 준 은인이기 때문이다. 7년 간 술병으로 생사를 헤매다 4년 전 전라도 흑산도에서 홍어 도매업을 하고 있는 처남의 권유로 홍어를 먹으면서 완쾌했다. 홍어를 먹고 나서 담배를 피우면 금연초 같은 맛이 나 담배도 자연스럽게 끊게 됐다. 4년 전 그렇게 홍어와 인연을 맺어 홍어가게를 열게됐다고.

항상 붉은 빛이 도는 국산 홍어와 하얗게 바랜 칠레산 홍어 반반을 내놓았다. 색깔부터 차이가 나지만 국산 홍어는 칠레산 홍어보다 쫄깃쫄깃한 맛이 더해 입맛을 당긴다.

“홍어는 국산과 칠레산만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우루과이산 등이 있는데 그 중에 칠레산이 맛도 제일 좋고 비쌉니다.”

물론 국산은 말해서 뭐하랴. 맛으로 보나 값으로 보나 최상급이다. 10㎏정도 나가는 암놈은 한 마리 75만원 선이고 6㎏ 정도 나가는 수놈은 25만원선. 흑산도에서 홍어 도매업을 하는 처남이 있기에 국산도 곁들여 내놓을 수 있단다.

홍어를 언 상태로 가져와 직접 삭힌다. 과연 몇 도에서 어떻게 삭혀야 가장 좋은 것일까.

“온도도 기간도 없습니다. 그래서 홍어는 주인의 연륜이 중요합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삭는다. 손님이 많이 오겠다 싶으면 온도를 좀 올리고 덜 들겠다 싶으면 낮춘다. 최절정의 맛을 원하는 손님들은 미리 예약을 한다. 최고조에서 조금만 시간을 늦추면 짠맛이 입에 감도는데 그때는 이미 홍어의 맛이 간 상태라고.

여성들이 자주 찾는 인기메뉴라며 홍어전을 조금 내놓는다. 첫맛은 달짝지근한데 씹을수록 박하사탕을 먹으면 느낄 수 있는 시원한 감이 입안에 싹 퍼진다. 직접 집에서 담근다는 막걸리를 한잔 들이켜니 순식간에 그 ‘짠’하던 별미가 사라진다. 그 맛을 잊기 전에 홍어전을 덥석 집는다. 시원하게 쏘고 차갑게 달래는 홍어전과 막걸리. 과연 여름 별미 중 별미다.

△ 위치 : 마산시 합성 2동 350-34

△ 전화 : (055)294-4850

△ 주요메뉴 : 홍어회·홍어무침·홍어탕·홍어전 소 2만원, 중 3만원, 대 4만원

△ 영업시간 :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

△ 주차 : 불가능

△ 쉬는날 : 없음

△ 카드 :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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