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전까지 몰랐다”

속보 = 진해시가 시유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없는 기업에 터를 매각한 것과 관련, stx 그룹 차원에서 무자격 기업을 내세웠는데도 시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6월 30일자 6면 보도>

2일 진해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4월 8일 (주)stx조선에 공문을 보내 법인 등기부등본과 인감증명 등 관련 서류를 갖춰 구 경화정수장 터에 대한 계약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같은해 3월 시의회가 구 경화정수장 터를 stx조선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라는 의결에 따른 것으로 이때까지만 해도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같은달 13일 stx 그룹에서는 stx조선이 아닌 (주)stx 명의로 ‘공유재산 매매계약 체결 요청’이라는 공문을 시에 냈다. 여기에는 앞서 시가 보낸 공문에서 요청한 각종 증빙 서류까지 첨부돼 있었지만 계약 주체가 (주)stx조선에서 (주)stx로 바뀐데 대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이처럼 계약 상대가 stx 그룹 차원에서 아무런 사전 설명이나 양해 없이 바뀌었는데도 진해시는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덜컥 계약을 했던 것이다.

결국 외국인 자본이 15% 지분 참여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기업이었던 stx조선이 빠지고 지주회사인 (주)stx와 계약을 맺었으며, 매매가 끝났다.

특히 이는 최근 <경남도민일보>의 첫번째 보도가 있기 전까지도 시나 stx 그룹 어느쪽도 잘못된 계약이었다는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stx 그룹 관계자는 “정확한 과정은 알아보고 있다”며 “(주)stx가 조선의 지주사이기 때문에 지배주주 자격으로 조선을 대신해 계약했던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해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지난 2002년께 ‘구 경화정수장 매각계획’을 세우고 공개입찰을 통한 매각을 추진했지만 ‘조만간 군항기지법에 따른 고도제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입찰공고까지 마쳤던 매각계획을 철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시는 공개입찰로 매각하면 30억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2004년 4월 stx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면서 88억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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