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궤적 끝까지 본다”

최근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이고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이 프로 통산 400호 홈런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이승엽은 26일 현재 올 시즌 24개의 홈런을 포함해 일본 프로야구 통산 68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2004년, 2005년 지바 롯데에서는 각각 14개, 30개를 때렸다. 한국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9시즌동안 324개의 홈런을 기록해 한일 양국에서 통산 392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1995년 5월 2일 해태전에서 나온 프로 첫 홈런을 시작으로 1999년 5월 5일 현대전에서 100호, 2001년 6월 21일 한화전에서 200호, 2003년 6월 22일 SK전에서 300호 홈런에 이르렀다.

100호 홈런까지는 발걸음이 더뎠으나 이후 100호부터는 속도가 붙었다. 연도별 홈런 기록을 보면 이것을 알 수 있다. 프로 데뷔 해인 1995년 13개, 이듬해인 1996년 9개에 그쳤던 홈런은 1997년 32개로 늘어났고 1998년 38개, 1999년에는 54개로 급증했다.

2000년 36개로 줄었으나 2001년 39개, 2002년 47개로 페이스를 높인 데 이어 2003년 56개로 단일 시즌 최다홈런에서 일본의 오사다하루 등이 갖고 있던 55개를 넘어섰다. 그해 10월 2일 롯데전에서 나온 기록이다.

2004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로 진출한 이승엽은 첫 해 14개 홈런으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30개로 '홈런 컨디션'을 조절하더니 올 시즌 특유의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26일 현재 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를 포함해 일본프로야구 전체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센트럴리그 홈런 부문 2위인 무라다(요코하마)는 20개, 퍼시픽리그 홈런부문 1위인 카브레라(세이부)는 19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배리 본즈가 25일 통산 719호 홈런을 쏴 행크 애런(755개)의 기록에 36개차로 따라 붙은 것을 포함해 베이브 루스(714개) 등 41명의 타자가 통산 400개 이상 홈런을 친 기록을 갖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오사다 하루(868개), 노무라(657개) 등 13명이 400개 이상 아치를 그렸다. 장훈(504개)이 공동 7위고 아키야마(437개)가 13위다. 한국팬들에게 비교적 알려진 기요하라(현역·519개)와 오치아이(510개)는 각각 5, 6위에 올라 있다.

이승엽의 한일 통산 홈런 392개는 일본 통산 15위에 해당한다. 현재 요미우리를 이끌고 있는 하라 감독은 현역 시절 15시즌 동안 38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라쿠덴 골든이글스전에서 이승엽이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월솔로홈런(23호)을 터뜨리는 장면을 기자와 함께 지켜 본 뒤 “(이승엽이) 최근 배트를 쥔 자세가 매우 편안해 보인다. 지난 해까지만해도 타격의 시동을 거는 게 왠지 불편해 보였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오른쪽 무릎도 안정돼 있고, 오른쪽 어깨도 닫혀진 상태에서 타격하고 있다”며 잠시 해설가로 돌아가 최근 이승엽의 타격 호조에 대해 설명했다.

하 총장은 “예전에는 타격 후 시선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이승엽이 임팩트 후 공의 궤적을 바라보는 것을 화면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폴로 스루에서 더 많은 힘을 타구에 실을 수 있다”고 보충 설명했다.

이승엽은 이날 오른쪽 외야 스탠드 중단에 떨어지는 대형 홈런을 날렸다.

/박선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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