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환경에 나쁜 영향 줄 수 밖에 없다” 공감

속보 = 우리나라에 단 둘뿐인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월동지 가운데 하나인 주남저수지 일대 들판을 전봇대가 가로지르는 일을 두고 한전이 환경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마창환경운동연합(공동 의장 백운길·조현순·이인식)은 14일 한전 경남지사와 경남도 람사총회 준비기획단, 창원시 환경정책과, 마창환경련 관계자 등이 모여 지난 13일 주남저수지 전망대와 부근 대산들녘을 둘러보고 전선을 땅에 묻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마창환경련은 이날 논평을 내어 현재 설치 공사를 하고 있는 전봇대가 보기에도 좋지 않고 새들의 생태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주리라는 점과 길게 보면 전선을 땅에 묻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전, 환경단체 요구 받아들여 전선 매설키로

이에 따라 경남도와 창원시 관계자는 지금 설치 중인 340여m에 꽂혀 있는 전봇대는 뽑고 모두 매설로 대신하는 한편, 주남저수지 들머리 둑을 둘러싸고 대산들녘을 가로지르는 나머지는 단계를 나눠 모두 지중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한전 쪽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전 쪽은 환경단체가 지적한 문제점을 인정하는 한편 일단 보고를 한 다음 적극 논의하겠다면서 지중화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경남도와 창원시에서 금전 지원이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받았다.

이를 두고 마창환경련은 “한전이 뒤늦게나마 철새 이동 통로라는 주남저수지의 생태 가치를 인정하고 생태보전을 위해 구실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해 다행스럽다”며 “공사 중인 구간의 지중화는 최소한 요구이므로 반드시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창원시와 경남도에 대해서도 “이번 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끝까지 한전을 견인하는 책임을 져야 하고 나아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주남저수지 관리를 더욱 체계적으로 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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