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육

△12월 20일자 1면 ‘경남상호신용금고 영업정지’ 기사의 경우 처음부터 보도의 맥을 잘 짚었다. 처음 진주의 정서는 경남상호신용금고가 억울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객관적인 사실에 비추어 문제가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이처럼 진주지역 경제의 주도권이 바뀌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추후 심층취재가 없었다는 점이다.

△12월 22일자 2면 ‘민주 당직 세대교체 단행’기사는 민주당의 새당직자 인선발표를 보도한 <연합뉴스>발 보도였다. 그런데 당직자의 이름과 사진이 뒤바뀐 채 보도가 나갔다. 김영환 대변인과 남궁석 정책위의장의 사진이 바뀐 것이다. 비록 <연합뉴스>가 바뀐 상태로 전송한 것이라 할 지라도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정치인의 사진을 잘못 보도했다는 것은 큰 실수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다음날 이에 대한 정정보도마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12월 6일자 1면 ‘관언유착 계도지 전면폐지’기사와 같은 날 3면 계도지 폐지에 대한 해설기사는 99년부터 경남도민일보가 주도적으로 폐지를 주장해온 결과로 아주 의미있는 기사였다. 그러나 이를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 충분치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특히 계도지 문제는 95년부터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폐지운동이 벌어져 왔는데, 이런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마무리차원의 조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진주지역에서 많이 나왔다.

△11월 21일 농민집회 이후 경남도민일보에도 농촌문제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왔다. 중앙일간지의 경우 농민들의 반발을 ‘떼쓰기’의 일환이라는 논조로 매도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경남도민일보의 경우 집회를 계기로 농민들의 어려움과 농촌의 현실을 짚어주려는 기사가 많았던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담당기자가 농업·농촌문제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 기사를 작성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12월29일자 7면 ‘논농업 직접지불제 내년부터 시행’ 기사의 경우 정책 발표와 함께 이에 대한 의미와 한계·문제점 등이 도내 농민들의 현실을 바탕으로 기사화됐어야 하는데, 단순히 보도자료만 그대로 보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비록 한계가 있지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정책이므로 관련단체나 몇몇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았더라도 충분히 보도가 가능한 것이었다. 최소한 이 정책에 대한 도내 농민의 반응만이라도 취재해 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도민일보의 경우 이런 분석없이 그날 그날의 행사를 따라가는 데 급급했던 감을 주었다.

△최근 13면의 ‘올곧은 교육’란이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알찬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시기적인 이슈를 발빠르게 취재·보도하고 있으며, 내용도 교육관련 당사자들이 봐도 도움이 될 정도로 알차다.

△12월 5일자 13면 머릿기사로 ‘졸업 앞둔 고3생 방문판매 조심하세요’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보름 후인 12월 23일자 19면에 역시 머릿기사로 ‘고3 수험생 노린 악덕상술 피해속출’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두 기사는 공교롭게도 마산YMCA를 취재원으로 하고 있었으며, 내용도 거의 다를 바 없다. 같은 기사가 보름의 시차를 두고 취재기자만 달리하여 중복게재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중요한 내용이라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기사형식을 달리하여 심층취재 형식으로 하든지, 취재원을 달리했어야 한다고 본다.

△12월 23일자 19면 ‘학구제 반대한다’는 설명이 붙은 학부모들의 시위 사진이 실렸다. 그러나 이 경우 관련기사가 전혀 없어 무슨 내용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틀후인 25일에야 비로소 9면 ‘민원따라잡기’에 ‘창원 대방·신월동 학구조정 난항’이라는 기사가 나왔는데, 그걸 읽고서야 비로소 이틀전 사진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그 내용대로라면 23일자의 ‘학구제 반대’라는 사진설명의 용어는 명백히 틀린 것이다. ‘학구조정을 반대한다’고 해야 할 것을 제도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바람에 전혀 엉뚱한 내용이 되고 만 것이다. 단어 하나의 차이에도 세심하게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관련기사 없이 사진만 별도로 쓰는 기사의 경우 사진설명이라도 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남도민일보의 경우 최근 중요성과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인터넷 관련 정보가 부족한 것 같다. 현재 2주에 한번씩 13면에 컴퓨터와 인터넷에 관한 특집이 나가고 있으나 이로선 턱없이 모자라는 것 같다. 인터넷과 컴퓨터 분야에 대한 지면할애를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경륜장에 대해선 아직도 사행성 논란이 있지만 어차피 개장이 됐고, 지역의 주요 레포츠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는 바에야 경륜면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는 외부필자의 고정해설기사가 나가고 있는데, 자체 취재력을 보강하고 지면을 좀 더 다양화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초창기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도 취재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노동문제의 경우 가끔 ‘몰비춤’이나 ‘민원따라잡기’에 특집 형식으로 다루고 있지만 일상적인 노동계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대우자동차를 비롯한 구조조정 대상 기업 노동자들의 동향도 잘 전달되지 않고 있으며, 한국중공업 민영화 이후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의 분위기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그런 문제는 비록 해당업체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창원지역 노동자들의 관심이 높은만큼 시의성있는 노동계 기사가 많아졌으면 한다.

△지면평가위원회 때마다 많이 나오는 의견 중 하나로 다양한 지역과 직업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마창지역이 중심취재권역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취재원의 멘트 하나를 따더라도 마창지역 이외의 시·군 취재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이 지나치게 마창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달의 좋은 기사

△우선 황원호·윤희각 기자가 취재·보도한 ‘흔들리는 교육행정’ 시리즈가 후보작 중 하나로 추천됐다. 이 시리즈의 경우 쉽게 접근하기 힘든 도내 교육행정의 문제점 전반을 깊이있게 다룬 우수한 기사로 평가됐다.

△두번째로는 김주완·김훤주 기자가 연재중인 ‘위기의 시민운동’ 시리즈 기사가 추천됐다. 기존 언론의 경우 NGO의 도덕성과 관련된 사건이 터졌을 때 이를 선정적으로 확대보도하는 경향이 많은 데, 이 시리즈의 경우 NGO 내에서도 서로 이야기하기 껄끄러워 하는 부분을 내실있게 보도함으로써 자기성찰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당장은 NGO에서 싫어하겠지만 장기적으로 NGO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밖에 시내버스문제 관련 시리즈 기사(이일균 기자)와 계도지 폐지(김주완 기자), 함안 요금소 직원 민주당서 모집(조재영 기자), 태광특수기계 2개월째 천막농성(김훤주 기자) 등 기사가 후보작으로 올랐다.

△지면평가위원회는 이들 기사에 대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 최종적으로 한동춘 기자<사진>가 보도한 ‘함양군 의회 외유, 순수견학은 이틀뿐’(12월20일자 19면)이라는 기사를 선정했다. 이 기사의 경우 도민일보의 단독보도는 아니었지만 타 언론에 비해 사회면 머릿기사로 비중있게 취급했고, 그 후에도 취재노트 ‘군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회’(21일자 10면)를 통해 군의원들의 자정을 촉구했으며, 마지막으로 ‘함양군의회 비판 수용 해외시찰 전격취소’(23일자 1면 머릿기사)를 통해 깔끔한 마무리를 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이 기사를 계기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강행해온 지방의회 의원들의 관행에 제동이 걸렸으며, 타 의회에도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사건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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