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독자기술 당진화력발전소 종합 준공

두산중공업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완전한 독자기술로 당진화력발전소 5·6호기 종합준공식을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당진 5·6호기 그 이전까지는 미국의 설계기술을 모방하거나 우리가 만든 설계도면을 미국 회사에 보여주고 확인을 받아야 했다.

이는 국내에서도 22기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독자적인 제작기술은 확보하고 있었지만 설계기술은 여전히 미국에 종속돼 있었기 때문.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회사들은 단지 설계검토를 해주는 대가로 200억원 이상을 요구했으므로 설계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은 ‘설계 독립’이 지상과제였다”고 말했다.

2001년 한국동서발전이 당진 5·6호기를 발주했을 당시 두산중공업은 외국 회사의 의존없이 독자설계로 입찰에 응했다.

당시 보일러설계의 책임을 맡았던 남상철 상무는 “발주처뿐 아니라 회사 내에서도 국내 첫 독자설계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설계기술 자립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획기적인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는 독창적인 설계방식을 제안해 결국 발주처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 설계검토비만 200억원 요구…그간 과제 해결

이에 남 상무를 비롯한 보일러설계팀원들은 ‘더 이상 외국 회사에 설계기술을 의존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작성할 만큼 결연한 각오로 독자설계를 추진했다.

설계팀이 제안했던 설계방식은 화력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보일러 설계 시 연소로 높이가 높은 한 방향 연소로 대신 두 방향 연소로를 적용, 보일러 높이를 기존보다 낮춤으로써 철골 중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

이 방식의 적용으로 보일러 열효율은 높이는 동시에 원가는 대폭 절감하는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첫 독자설계인 만큼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당진 5·6호기는 지난 5월 마침내 상업운전에 성공했고, 지난 9일 종합준공식을 가졌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보일러 설계기술도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당진 5·6호기에서 검증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인도 시파트(Sipat) 화력발전소를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며 “두산중공업은 2001년부터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온도와 압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USC(초초임계압) 보일러 기술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 상무는 당진화력 5·6기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이날 정부로부터 산업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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