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지킴이 “배설물·족적 등 발견” 증거사진 공개

“골프장 건설에 앞서 수달 서식여부에 대한 진실규명이 시급합니다.”

양산시 상북면 그레비스 골프장 건설을 놓고 식수원 오염 등 환경피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한 가운데 수달 서식여부가 새 쟁점으로 제기되면서 양산지역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 존재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이종국 평통회장이 양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수달서식 흔적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특히 수달 서식을 부인하는 사업주측에 반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생태조사를 벌여 수달의 서식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면서 골프장 건설이 수달생태논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9일 수달연구가인 이종국 민주평화통일협의회 양산시협의회장과 수달지킴이 권정환씨는 이날 오전 10시 양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최근 상북면 소토리 양산천 변에서 수달의 서식을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에 따르면 양산시 수달지킴이인 주민 권정환(60)씨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수달 서식여부를 조사하던 중 지난 8일 오전 그레비스골프장 예정지 인근인 감결보(洑)아래쪽에서 수달의 배설물과 먹다남은 물고기의 창자, 족적 등을 발견하고 9일 주민들은 서식과 관련된 사진을 공개했다.

발견된 족적 중 큰것은 7~8㎝, 작은 것은 3~4㎝로 3~5마리 일가족이 서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흔적은 골프장 예정지에서 직선으로 1㎞ 하류인 양산천 중간의 모래톱(섬) 곳곳에서 발견됐다는 것.

사업자 “제시된 자료 토대로 정밀조사 벌이겠다”

이 곳은 갈대가 무성하고 양옆으로 수심이 깊어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아 수달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주민들이 직접 수달 서식여부 조사를 하게 된 것은 골프장 사업주측이 지난 2일 상북면사무소에서 2차 주민공청회를 하면서 지난 5월25일과 26일 이틀간 골프장 인근 양산천 수계반경 4㎞에 대한 수달조사에서 아무런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자 수달의 서식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결과 △수심이 앝고 △먹이자원이 빈약 △서식환경이 다소 부적합 하다는 등의 영향으로 수달이 서식할 개연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주민들로부터 수달 서식에 대한 자료들이 공개되면서 사업주인 (주)양산농장개발측은 제시된 자료들을 토대로 앞으로 주민과 함께 추가 정밀조사를 벌이는 등 서식여부에 따라 수달 보호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양산천과 배내골 등 양산지역에서는 수달의 서식여부가 오랫동안 제기되어 오면서 지난 99년 수달 3마리가 숨진 것을 발견하면서 주민 18명을 수달지킴이로 지정하는 등 수달서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주민들의 목격담이 줄곳 전해지고는 있으나 실제 수달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올해초 뉴트리아를 수달로 보도하는 해프닝을 빚는 등 서식여부가 줄 곳 논란이 되어 오고 있다.

한편 (주)양산농장개발은 오는 2008년 9월까지 1400억원을 들여 상북면 소토리 산 9-1일대 172만㎡부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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