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신인시절 첫인연

“종석이? 갸가 지금은 에이스지!”

강병철 롯데 감독(60)의 입이 귀에 걸려있다. 이만한 에이스가 없다. 요즘은 나가면 이긴다. 염종석은 6일 광주 KIA전에 등판해 승리를 챙겼다. 최근 3연승. 강병철 감독과 염종석(33)의 관계는 특별하다.

   
강 감독이 두 번째로 롯데의 정권을 잡은 지난 92년. 고졸투수 염종석이 입단했다. 염종석은 그 해 17승9패 방어율 2.33의 놀라운 성적을 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팀의 두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초반 염종석이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올 시즌의 한화 괴물루키 유현진과 닮은꼴이다.

염종석은 ‘강병철의 황태자'였다.

그러나 염종석은 이듬해 10승에 그쳤다. 첫 해 200이닝 이상을 던지는 등 무리를 한 탓에 어깨부상이 찾아왔고 이후 오랜 침묵에 빠졌다. 가장 많은 승수를 따낸 해가 2002년으로 8승. 아직도 86승에 머물고 있어 100승 투수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올시즌 재회 후 ‘펄펄’

공교롭게도 올해 강병철 감독이 세 번째로 롯데의 지휘봉을 잡자 염종석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올해 8경기에 나와 3승4패. 방어율 2.98. 4연패 후 3연승을 올리고 있다. 5월 24일 KIA전에서 자신의 10연패를 끊으면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승리를 낚고 있다. 13년만에 자신의 세 번째 두 자릿수 승리에 도전하고 있다.

그만큼 구위가 살아났다. 노련한 수싸움과 정교한 컨트롤, 볼 스피드도 많이 좋아졌다. 손민한 장원준 등과 함께 가장 확실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염종석이 승수 사냥에 성공하자 롯데는 최근들어 부쩍 힘을 내기 시작했고 여름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강병철 감독은 “초반에 계속졌는데 공격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종석이처럼 꾸준하게 잘 막아주는 투수가 어디있는갚며 “지금은 종석이가 에이스다. 자기 로테이션을 소화해주는 것만 해도 아주 잘하고 있다”라며 ‘돌아온 황태자'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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