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속까지 시원한 열무국수
이럴 때 뼈 속까지 시원한 열무국수는 어떨까? 아삭아삭한 얼음이 답답한 속을 씻어주고 불그스레한 국물은 입맛을 돋운다.
마산 양덕동에 있는 ‘소풍’은 어머니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분식점이다. 소풍 갈 때 새벽같이 일어나 김밥을 싸주시던 엄마의 정성과 같다는 의미로 ‘소풍’이라는 이름을 지었단다.
이 집의 여름 별미 열무국수는 주인 아주머니 박미희(47)씨의 맛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결정체다. 열무와 국수가 ‘따로 국밥’처럼 나오는데 열무를 건져 싹둑 잘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물이 맑기 그지없다. 국물만 봐도 정성이 느껴진다.
“국물 색 참 곱죠. 직접 담근 열무김치를 건지고 고춧가루 하나 남지 않게 국물을 몇 번이고 내려요.”
정성이 하나 더 있다. 보통 맹물얼음이 띄워지게 마련인데 얼음색깔이 빨갛다. 진한 국물 맛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열무국물을 얼렸단다. 열무가 씹을수록 아삭하다. 열무는 비싸도 ‘된 놈’을 고른다. 줄기가 두껍고 잎이 수북해야 질기지 않고 아삭함이 오래간단다.
밥이 꼭 먹고 싶다면 열무비빔밥도 ‘강추’다. 고추장 대신 주인이 직접 만든 양념 강된장이 나온다. 구수하고 깔끔한 맛이 그만이다. 머리카락 하나 떨어질까 봐 깔끔하게 두건을 맨 주인아주머니의 성격 마냥 각종 재료며 반찬은 빈틈이 없다.
주방에 들어서자 양념이 모두 천연재료다. 다시마·멸치 버섯을 갈아서 만든 천연조미료·무사카린 천연 설탕 등을 쓰고 한번 쓴 음식은 다시 담지 않기에 한번 나갈 때 먹을 만큼만 나간다.
값은 분식점인데 정성은 고급 한식점 수준. ‘소풍’은 적게 남더라도 내 자식이 먹는 밥상을 차리겠다는 주인 박미희씨의 철학이 담긴 곳이다.
△ 전화 : (055)298-6117
△ 주요메뉴 : 열무국수 3000원, 열무비빔밥 3500원, 콩국수 3000원, 해물칼국수+밥 4000원, 닭칼국수+밥 4000원(여름에는 안함)
△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 주차 : 불가능
△ 쉬는 날 : 첫째·셋째 일요일
△ 카드 : 불가능
박종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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