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속까지 시원한 열무국수

벌써 더위가 중턱까지 왔다. 특히 점심시간 때면 기온이 30도를 넘나들 정도니 입맛은 없어지고 속은 답답해진다.

이럴 때 뼈 속까지 시원한 열무국수는 어떨까? 아삭아삭한 얼음이 답답한 속을 씻어주고 불그스레한 국물은 입맛을 돋운다.

   
 
 
열무는 옛날부터 원기를 돋우는 보양제로 통했다. 비위나 간담이 허할 때, 혈압 질환이 있을 때, 눈이 침침할 때, 신체가 허할 때, 그리고 수험생의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좋다고 전해지니 한 여름 이 만한 재료가 또 있을까.

마산 양덕동에 있는 ‘소풍’은 어머니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분식점이다. 소풍 갈 때 새벽같이 일어나 김밥을 싸주시던 엄마의 정성과 같다는 의미로 ‘소풍’이라는 이름을 지었단다.

이 집의 여름 별미 열무국수는 주인 아주머니 박미희(47)씨의 맛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결정체다. 열무와 국수가 ‘따로 국밥’처럼 나오는데 열무를 건져 싹둑 잘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물이 맑기 그지없다. 국물만 봐도 정성이 느껴진다.

“국물 색 참 곱죠. 직접 담근 열무김치를 건지고 고춧가루 하나 남지 않게 국물을 몇 번이고 내려요.”

정성이 하나 더 있다. 보통 맹물얼음이 띄워지게 마련인데 얼음색깔이 빨갛다. 진한 국물 맛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열무국물을 얼렸단다. 열무가 씹을수록 아삭하다. 열무는 비싸도 ‘된 놈’을 고른다. 줄기가 두껍고 잎이 수북해야 질기지 않고 아삭함이 오래간단다.

밥이 꼭 먹고 싶다면 열무비빔밥도 ‘강추’다. 고추장 대신 주인이 직접 만든 양념 강된장이 나온다. 구수하고 깔끔한 맛이 그만이다. 머리카락 하나 떨어질까 봐 깔끔하게 두건을 맨 주인아주머니의 성격 마냥 각종 재료며 반찬은 빈틈이 없다.

주방에 들어서자 양념이 모두 천연재료다. 다시마·멸치 버섯을 갈아서 만든 천연조미료·무사카린 천연 설탕 등을 쓰고 한번 쓴 음식은 다시 담지 않기에 한번 나갈 때 먹을 만큼만 나간다.

값은 분식점인데 정성은 고급 한식점 수준. ‘소풍’은 적게 남더라도 내 자식이 먹는 밥상을 차리겠다는 주인 박미희씨의 철학이 담긴 곳이다.

   
 
 
△ 위치 : 마산시 양덕 2동 150-23번지

△ 전화 : (055)298-6117

△ 주요메뉴 : 열무국수 3000원, 열무비빔밥 3500원, 콩국수 3000원, 해물칼국수+밥 4000원, 닭칼국수+밥 4000원(여름에는 안함)

△ 영업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 주차 : 불가능

△ 쉬는 날 : 첫째·셋째 일요일

△ 카드 :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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