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인 1889년부터 1893년까지 함안지역의 사회상을 담은 저작을 번역하는 작업이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다.



함안문화원은 10일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 조희영회장이 지난해 7월께 부산대 모교수로부터 입수한 <경상도함안군총쇄록>을 경상대 한문학과 허권수교수에게 의뢰, 현재 번역작업을 진행중이나 함안군에 지원요청한 예산이 의회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돼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경상도함안군총쇄록은 오횡묵(吳宖默)군수가 1889년부터 1893년까지 4년간 함안군수로 재임하면서 쓴 일기.



800여쪽 35만여자로 구성된 이 기록은 오군수가 군수로서 집무한 내용, 관내 순시 출장에서 보고 느낀 일, 토호세력, 민란, 지리, 물산, 풍습, 인물 등이 수록돼 있다. 또 강산의 아름다움과 그날 그날의 회포를 한시로 표현하고 있어 당시 함안지역의 사회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학계에서는 이 기록이 완역될 경우 1589년에 집필된 함안지역 역사서인 〈함주지〉에 이어 중부경남지역 사회 변천사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안문화원은 당초 총 81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우선 문화원 자체 재원 2800만원으로 사업을 발주한 뒤 2001년 함안군예산에서 3000만원 지원을 요청했으나 군회의가 편성예산 3000만원 전액을 삭감하는 바람에 작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대해 군의회 관계자는 “총쇄록이라는 것이 결국은 개인의 일기로 역사적 가치가 검증되지 않은데다 수천만원의 군예산을 투입하기 곤란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함안군은 제1차 추경때 보다 상세한 제안설명과 함께 재심의를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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