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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쉼터]삼림욕-팔룡산과 장복산

글.사진/김훤주 기자 pole@dominilbo.com 2001년 06월 13일 수요일
삼림욕의 계절이 돌아왔다.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고 침엽수의 생장이 시작되는 6월인 것이다. 6월의 숲은 항균이나 활성 작용을 하는 물질을 가장 많이 내뿜는다. 물론 나무들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때 사람들이 숲을 거닐면 약물의 효과를 나무와 함께 누릴 수 있다. 하지만 6월만 좋은 것은 아니다. 일년 내내 사시사철 다 좋으나 6월이 가장 좋다는 것뿐이고, 기온과 습도가 가장 높은 7~8월 한여름도 6월에 버금간다.

삼림욕의 계절이 돌아왔다.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고 침엽수들의 생장이 시작되는 6월인 것이다. 6월의 숲은 항균이나 활성 작용을 하는 물질을 가장 많이 내뿜는다. 물론 나무들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때 사람들이 숲을 거닐면 약물의 효과를 나무와 함께 누릴 수 있다.
하지만 6월만 좋은 것은 아니다. 일년 내내 사시사철 다 좋으나 6월이 가장 좋다는 것뿐이고, 기온과 습도가 가장 높은 7~8월 한여름도 6월에 버금간다.
삼림욕을 위해서 반드시 거창이나 함양의 삼림욕장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만만하게 자주 드나들기로는 주변의 산.골짜기.거리가 좋을 듯하다. 소나무가 우거진 마산의 팔룡산(324m), 편백이 무성한 진해의 장복산 기슭, 그리고 메타세쿼이아가 멋진 가로수 노릇을 하는 창원의 몇몇 구간이 그것이다.
팔룡산 봉우리로 이르는 길은 많다. 가장 널리 알려지기로는 봉암동 산해원 교회쪽에서 수원지(봉암저수지)를 거쳐 가는 길이다. 조그만 공장과 인가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기슭을 지나면 왼쪽으로 바위 능선이 보인다. 굳이 해외 원정을 앞두지 않았다 해도, 마산 지역 산악인들이 주말이면 일삼아 암벽 등반 훈련을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길을 가다 보면 처음에는 콘크리트길이 이어지지만 어느새 바위를 잘게 빻아 만든 자갈길로 바뀌어 있다. 양쪽으로 키 큰 소나무가 줄지어 있다. 느티나무나 밤나무나 상수리나무로 보이는 활엽수들이 사이사이 섞여 있다. 높게 자란 가지 끝에 매달린 이파리들은, 하늘거리며 하늘을 가리고 있다.
왼쪽 골짜기를 따라 시내가 있는데 지금은 하도 가물어 산중턱의 수원지 밑에서나 찔끔거리는 물을 볼 수 있다. 철봉 따위 체육시설들이 골짜기를 따라 군데군데 흩어져 있다. 한낮이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도 시원하다. 이따금 부는 바람은 끈적거리지도 메마르지도 않으면서 팔과 다리, 몸에 와 감긴다.
저수지까지 이르는 데는 빠른 걸음으로 20분이면 족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삼림욕을 하고 있다. 되도록 느릿느릿, 나무와 골짜기와 바람을 보고 느끼며 가는 게 좋다. 저수지 옆의 의자에는 40대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이 앉아 얘기를 나눈다. 도란도란 얘기소리와 가벼운 웃음소리가 번갈아 들린다.
이밖에 창신대학 뒤편 먼등골 탑무리가 있는 데서 오르는 길도 삼림욕하기 딱 좋다. 구암동 삼성병원 뒤쪽 구마고속도로 동마산 나들목 바로 못 미쳐 있는 약수터나, 마산동부경찰서쪽에서 시작되는 길도 쓸만하다.
마산이나 창원에서 가다 장복터널을 지나면서 진해에서 처음 마주하는 산이 왼쪽의 장복산이다. 산기슭에 조그만 공원이 만들어져 있고 1.5km 되는 삼림욕 길이 닦여 있다. 검문소 있는 데서 걸어서 진흥사쪽으로 가면 오른쪽이다. 우거진 솔숲 곳곳에 정자와 나무의자가 마련돼 있어 마음 편히 쉬기에 알맞다.
나무로 된 출렁다리를 지나면 삼림욕 길이 시작된다. 편백 사이에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낸 길을 오르다 보면 좌우로 퍼지는 다른 길과 만나게 된다. 왼쪽은 정상(528m)으로 가는 등산길이고 오른편이 삼림욕장이다.
인공 조림된 편백들은 전후좌우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서 있다. 우거진 것으로 보면 팔룡산보다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 다만 나무둥치가 만족스럽게 굵지는 않으나 그래도 이만한 게 어디냐 생각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는 된다. 또 들머리와 끝무렵에서 훌륭한 솔숲들이 받쳐주고 있다.


△삼림욕 치료효과

식물이 내는 항균성 물질을 뭉뚱그려 피톤치드(phytoncide)라 한다. 파이톤(phyton)은 ‘식물의’라는 뜻이고 사이드(cide)는 ‘죽이다’라는 말이다. 말하자면 식물이 내뿜는 살균물질이다. 여기에는 테르펜을 비롯한 페놀 화합물과 알칼로이드 성분 등이 포함된다.
피톤치드의 항균성은 병균을 단숨에 죽이는 항생물질처럼 강하지 않고 오히려 발생을 억제하는 예방효과를 낸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 항생제보다 범위가 넓고 사람몸에 쉽게 흡수되며 뒤탈이 없다.
피톤치드 성분 가운데 하나인 테르펜(terpene)은 톡 쏘는 듯한 향기 성분이다. 미생물에 맞서기 위한 항균물질이기도 하지만 식물 자신의 활동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더 크게 한다. 따라서 테르펜을 삼림욕을 통해 몸에 받아들이면 살갗이 자극돼 신체의 활동성을 높이는 한편 피돌기를 촉진하고 심리가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밖에 음이온도 있다. 사람이 활동공간에서 얻는 것은 주로 양이온인 반면 숲에는 음이온이 가득 차 있다. 삼림욕은 자칫 깨지기 쉬운 음과 양의 조화를 맞춰줄 뿐 아니라 마음을 가라앉혀 주고 장기의 기능을 북돋워준다.


△삼림욕은 이렇게 해야

첫째 등산을 하더라도 삼림욕을 한다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하자. 실제로 효과가 있는 삼림욕을 하면서 적극적인 치료의사를 가지면 약효는 더욱 커지는 법이다.
둘째 길게 간혹 보다는 짧게 자주 삼림욕을 하자. 단 한 번의 온천욕으로는 효과를 낼 수 없듯이 삼림욕도 자주 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자신의 손이나 나무로 살갗을 자극해 주자. 목욕하듯이 손으로 비벼면 좋다. 잎이 깔려 있는 숲속길을 맨발로 거닐어도 된다. 발바닥을 골고루 눌러주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피로도 풀리며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나무에 등이나 가슴을 대고 툭툭 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된다.
넷째 한낮 다음으로 좋은 때가 아침 6시께니, 일터 가기 전에 가벼운 마음으로 날마다 가도록 하자. 다행히 일터 가까운 데 숲이 있으면 식당 대신 숲에서 삼림욕을 즐기며 점심을 먹도록 하자. 이런 걸 두고 금상첨화라 한다.
마지막으로 가능하다면 발가벗고 하자. 옷을 입으면 나무가 내뿜는 약물의 효과를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바다에서 옷을 다 차려 입고 일광욕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로는 알몸으로 할 수 없을 것이므로 되도록 짧은 옷을 입는 게 좋다. 울긋불긋한 색깔은 피하고 나무색이나 초록색 옷이 가장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무와 느낌을 주고받는 것이다. 나무를 안아주거나 쓰다듬어 주자. 등이나 어깨나 귀를 나무에 대고 나무의 따뜻함을 받아들여도 좋다. 나무에 묻은 먼지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니 더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미안한 마음으로 안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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