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네이버 뉴스팀 윤태석 차장 초청특강

“요즘 신문 위기론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지만, 문제의 핵심은 포털의 언론화, 언론의 포털화입니다. 언론과 포털이 각자 자기 영역에서 충실하는 것이 ‘위기론’을 푸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주)NHN에서 뉴스팀을 맡고 있는 윤태석 차장은 26일 오전 본사 3층 강당에서 열린 초청특강 ‘인터넷 뉴스 시장의 현재와 미러에서 첫 말문을 이렇게 열었다.

   
최근 들어 포털 <다음>이 기자를 채용하고, 많은 언론사 사이트가 포털을 따라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일종의 ‘쐐기’박기다. 단적으로 네이버는 한해에 1000억 가량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는데, 언론사는 과연 포털과 경쟁하기 위해 ‘R&D 비용’을 얼마나 투자하고 있냐고 따졌다.

윤 차장은 “언론사 입장에서 포털이 경쟁상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온라인 이용자들은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언론들의 ‘마인드’는 여전히 종이에 머물고 있다”면서 “오프라인 독자를 위해서는 갖은 캠페인과 사업을 벌이지만, 온라인 독자를 위해 얼마만큼 투자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이신문 시장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즉 종이신문 부수가 늘거나 줄지만, 이는 같은 시장 내에서 서로 ‘빼앗거나 빼앗기’는 ‘제로섬게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견줘 온라인 뉴스시장은 사용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시장이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온라인 독자 위한 투자 필요성 강조

따라서 “현재 언론사마다 출발선에 같이 서 있다. 그런데 지금부터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냥 걸어서 출발할 것인지, 자전거, 자동차, 비행기를 타고 출발할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온라인 뉴스 이용자의 특징을 비롯한 전체적인 ‘판’을 그려 볼 수 있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먼저 큰 틀에서 문자혁명인 제1정보혁명에서 인쇄혁명, 매스미디어 혁명 등을 거쳐 지금은 제7정보혁명인 퍼스널미디어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스미디어가 가졌던 주도권이 다시 각 개인으로 넘어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온라인 이용자 특징으로 “온라인 뉴스 미디어 영역에서 브랜드 파괴는 이미 진행중이며 향후 브랜드 경쟁력이 있는 기자들의 경쟁에 의해 온라인에서 점유율이 변동될 것”이라면서 “포털에서의 뉴스 소비 경향을 보면 언론사의 밸류가 반영되지 않고, 기자 개인에 의한 소비성향을 뚜렷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1인 미디어의 네트워크화’와 함께 온라인 시장이 ‘유료화·콘텐츠 심화’로 나아갈 것으로 예측했으며, 정보가 ‘과잉공급’됨에 따라 온라인 이용자들의 ‘미디어 다이어트’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 공간에서 ‘정보는 독점이 아닌 나눌수록 커진다’는 슬로건도 제시했는데, 본보기로 기사에 달리는 ‘댓글 현상’을 들었다.

▲ NHN 뉴스팀 윤태석 차장이 ‘인터넷 뉴스 시장의 현재와 미러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언론과 포털, 자기 영역에 충실해야”


“댓글은 온라인 공간에서 생산자(기자)와 소비자(독자)간의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면서 “‘악플’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의가 없거나 준비 안된 기사에 그런 댓글이 달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리꾼들의 지적을 기사에 적절히 반영하는 등 1:1토론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민훈기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전문 기자의 사례를 본받아야 될 보기로 들었다.

지역 언론사이트에 대해서도 ‘뼈’있는 말을 던졌다. “콘텐츠 구성에 있어 오프라인이 로컬이기 때문에 온라인도 로컬로만 단정짓지 말고, 사고의 범위를 더욱 넓혀야 할 것”이라면서 “또 온라인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정교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윤태석 차장은 강연을 마무리를 전 세계에 걸쳐 수 백개가 넘는 신문과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 제왕’ 루퍼트 머독이 최근 <타임>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맺었다.

“신문은 독자에게 멀티풀한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신문은 뉴스사이트가 될 것이다…라디오는 신문을 없애지 못했고, TV는 또한 라디오를 사라지게 하지 못했고, 책을 제거하지 못했다…신문은 종이신문 뿐만 아니라 모바일폰, 휴대기기 등 저널리즘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권을 줘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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