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저희 신문사가 기적처럼 첫 신문을 돌린 지 7년이 되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를 낳고 길러주신 주주 독자님들께 이날 아침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매번 감사하다는 인사 외에 더 드릴 것이 없어 송구스럽습니다.

   
우리 신문은 소수의 개인이나 자본이 지배하는 여느 신문과 달리 6300 경남도민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사회적소유’의 신문입니다. 특정사주의 이해관계에 흔들려온 한국 언론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야만 언론으로서의 사회적 소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탄생된 ‘독립신문’입니다.

지난날 우리 사회의 언론은 부도덕한 권력과 자본의 횡포를 감시하고 비판하기보다는 언론 스스로 권력화 됨으로써 참 언론에 대한 독자의 기대를 저버려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의 근원이 언론의 잘못된 소유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보았으며, 그 결과 지금까지 유례가 없었던 ‘도민주주신문’을 창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창간의 돛을 올리면서 우리는 가슴 벅찬 꿈을 안고 개혁정론지의 봉우리를 바라보았습니다. 2년 연속 최우수지방신문, 인터넷접속 경남1위 등 주주 독자님들과 함께 일궈낸 지난 7년의 성과는 참 언론의 문을 연 우리의 첫걸음입니다.

이 첫걸음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더 자랑스러운 것은 지금부터 디뎌갈 걸음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한국 언론사에서 거둘 경남도민일보의 역사를 본다면 지금까지의 성과는 긴 연극에서 짧은 서막과 같았다고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아직 부족하고 못난 점이 많지만 창간 때 바라본 그 봉우리에 기어코 오를 수 있도록 안으로는 스스로를 곧추세우고 밖으로는 언론의 공공성을 넓혀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주주 독자님,

한국 언론현실의 가장 큰 문제는 중앙집중현상입니다(보다 정확히 말하면 서울집중현상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우리만큼 언론의 매체와 내용이 한 곳에 집중된 나라는 없습니다. 서울언론의 전국독과점현상은 중앙과 지방의 격차를 점점 더 넓힐 뿐만 아니라 지역을 피폐화시키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최근 ‘고법 상고부’ 건을 비롯한 ‘지방분권 3대입법’ 건 등 전국의 지방민들이 반드시 알아야할 사실을 ‘촌놈들 아우성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전국지는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오죽했으면 부산일보 모 논설주간은 중앙언론의 지역 모르쇠를 비판하면서 ‘지역 스스로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지역민의 자존심까지 상습적으로 추행 당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겠습니까.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지방민 다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소식을 제대로 싣지도 않고 실을 수도 없는 전국지만 열심히 구독하고 있습니다. 우리도민 중에도 몸은 경남에 있으면서 눈과 귀는 서울만 향해 열어 놓고 있는 분이 대단히 많습니다. 이렇게 된 책임을 지방신문 스스로에게 물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전국지만 구독하는 것은 스스로 서울의 식민화를 원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지역을 이야기하고 지역을 다듬어야하는 시대입니다. 지역이 없으면 세계화도 없고 삼만 불 시대도 없습니다. 미흡한 점이 많지만, 지역을 키운다는 심정으로 우리지역 언론에 보다 더한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첫 신문을 찍으면서, 저희들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할 최소한의 덕목으로 스물한가지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 중 ‘어떤 회유와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힘센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따뜻한 언론이 되겠다’는 약속이 있습니다. 뒤틀린 현실 속에서 바른 길을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지만, 그 때마다 7년 전 이 약속을 되새기며 처음처럼 신문을 찍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 그것만이 경남도민일보에 쏠린 관심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길이라 생각하며 창간 때의 두려움과 설렘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7년간 보내준 성원에 다시 감사드리며, 지금까지의 경험과 성과를 딛고 8년째의 큰 걸음도 주주 독자님과 함께 힘차게 내딛겠습니다.

/허정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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