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풍자노래 ‘확산’

“매관매직 차떼기 성추행 술꼬장 magic It is a magic! 매관매직 저들만 할 수 있는 놀라운 magic 차떼기 술꼬장 성추행 매관매직을 하여도 저들은 영원한 금뺏지 It’s amazing It’s a magic!”(윤민석 <It’s a magic> 가사 전문)

최근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공천 장사와 추태를 풍자한 노래가 인터넷 공간을 달구고 있다.

80년대 대표적인 민중가요 작곡가이자, 2004년 탄핵정국 당시 <너흰 아니야>로 이름을 떨쳤던 윤민석 송앤라이프 대표가 지난 14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songnlife.com/)에 정치권을 꼬집은 <It’s a magic>이라는 노래를 올린 것.

노래를 들어보니 분량은 2분 8초, 쉬운 리듬에 가사도 단순하다. 몇 번만 들어보면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현재 이 노래는 <i도민닷컴> 자유토론방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옮겨지고 있으며, 사람들끼리도 활발한 ‘파일 주고받기’로 급속히 번지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누리꾼들이 즐겨 찾는 <싸이월드>에서도 선물을 주거나 구입해 배경음악으로 깔수 있어 ‘퍼지는’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민석 대표는 27일 전화통화에서 노래를 만든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인터넷에서 우연히‘공천 헌금’뉴스를 보고 자연스럽게 만든 것일 뿐 선거국면에서 어느 특정 정당을 불리하게 만들 의도로 제작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민석씨 제작해 퍼져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이 노래는 당신들의 마술 같은 돈벌이 능력에 크게 감동하여 하룻밤 사이에 저절로 만들어진 것일 뿐 당신들이 목숨거는 선거 따위는 전혀 상관없으니, 괜한 트집잡아 서로 피곤해지는 일을 만들지 말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어떤 판단을 하고 있을까. 이날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 김지영씨는 전화 통화에서 “이 노래를 들어보면 국민 누구나 특정 정당을 떠올릴 수 있다”면서 “이는 선거법 93조(탈법 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현재로서 <i도민닷컴> 자유토론방에 올려진 노래의 경우 삭제 요청을 할 수 있겠으나, 작곡을 한 사람이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은 좀 더 검토해봐야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윤 대표는 “평소에도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 의견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 불러왔다”면서 “게다가 2004년 4·15 총선을 앞둔 3월 탄핵 정국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노래인 <너흰 아니야>가 선관위에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던 만큼 별다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되받았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 노래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해 놓았으며, 결과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윤 대표는 지난 2002년 4월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를 발표했는데, 한나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해 같은 해 12월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민병욱·정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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