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자전거 도시 지정, 출장용 180대 구입

행정자치부로부터 자전거 도시로 지정된 진주시가 공무원들의 자전거 타기 동참을 위해 자전거 수십대를 구입했지만 사용률이 극히 저조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달 초 전 직원의 10%가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짧은 거리의 출장은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목표로 총 27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전거 180대를 구입했다. 본청과 사업소 부서별로 2~3대씩 배정하고 37개 읍면동에는 3~4대씩 출퇴근이나 관내 순찰 또는 민원용 교통수단으로 활용토록 했다.

▲ 진주시청 동편 자전거 거치대에 있는 자전거들. 사용이 거의 없어 도난 방지를 위해 일부 안장을 빼놓고 있다.
이와 함께 시 본청에는 150대를 세울 수 있는 자전거 전용주차 시설을 마련하고 눈에 띄기 쉽도록 노란색으로 모두 칠했으며 고유번호까지 부여해 효율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특히 진주시는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매일 80명의 직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할 경우 연간 1200만원의 유류대 절감효과까지 기대된다면 자전거 이용의 생활화를 전개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하지만 시행 한달이 넘었지만 자건거를 이용해 출장을 가거나 출퇴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모셔두고’ 있는 실정이다.

사용안해 ‘모셔두기’ …공무원 “여건상 어렵다”

직원들도 스스로도 출퇴근 하기에는 여러 가지 여건상 어렵고 출장용으로 사용하려고 하더라도 거리가 어중간해 사실상 사용할 수 있는 용도가 거의 없다고 시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진주시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나 사용처에 대한 연구도 없이 자전거만 구입하는 근시안적인 행정을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전거 담당자도 “각 과에 자전거를 사용하지 않으면 반납하라고 요청했지만 반납하는 경우가 없어 고민”이라며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라 이달부터는 사용빈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공무원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이나 업무를 보는 등 자전거 이용에 솔선수범을 보인다면 진주시내 전체적인 자전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이용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자전거를 방치할거라면 다른 용도를 연구해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진주시는 지난 2003년 행자부로부터 자전거 시범도시로 지정돼 현재까지 53㎞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전용교량 등을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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