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에 세제섞인 하얀 물대포 쏴 창원 남천 마구잡이 오염

“GM대우가 무슨 권리로 시민들의 공공 자산인 하천을 저렇게 오염시킵니까?”

GM대우가 시위대를 향해 세제가 섞인 물대포를 쏴 하천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1일 오후 열린 GM대우 창원 공장 정문 집회에서 사용자쪽이 쏜 물대포에서 나온 하얀 물거품이 다리 밑 하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 /김구연 기자
지난 1일 오후 2시 GM대우 창원공장 앞에서 지역 노동계와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등 노동자 500여 명이 ‘고공농성 사수’집회를 갖고 이른바 공장 안 진격투쟁을 전개했다.

노동자들이 정문 앞에 쳐져 있는 컨테이너 바리케이드를 해체할 때 GM대우쪽에서는 자체 소방차 2대, 청소용 살수차로 보이는 1대 등과 정문 출입 사무실 옥상에서 소방 호스를 통해 물대포를 쏘며 저지했다.

물대포에는 세제로 보이는 하얀색 거품이 가득했다. 1시간 30분 가까이 거품이 섞인 상당한 물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집회를 보는 이들이 하천오염을 걱정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집회 때도 이 거품이 섞인 물대포를 쐈지만 소방차 2대 분량에다 분출 시간도 1시간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은 눈으로 봐도 지난 26일보다 2배 이상 되는 분량이 공장 옆 하천으로 바로 유입됐다.

공장 옆 하천통해 남천에 대량 유입

물대포를 맞은 집회 참여 노동자들은 눈이 따갑다고 호소하는 한편, 하천으로 들어가는 하얀 거품을 보면서 “저게 바로 남천으로 흘러가면 물이 오염될 텐데”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집회 참가자뿐 아니라 시위를 지켜보던 시민 반응도 똑같았다. 정문 옆 육교에서 지켜보던 박모(35·창원시 반지동)씨는 “저렇게 많은 세제가 섞인 물이 하천으로 유입되면 창원 남천 오염은 불 보듯 뻔하다”며 “자위를 위해 시위대를 막는 것은 어떤 측면에선 이해할 수 있지만 GM대우가 무슨 권리로 세제를 섞어 하천을 오염시키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집회 당시 근처를 지나갔다는 한 소방서 관계자는 2일 “집회 때 눈으로 봐도 그렇고, 사진을 봐도 그렇고 흔히 유류 화재가 났을 때만 쓰는 계면활성제를 쓴 것 같다”며 “인체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환경오염이 우려돼 유류 화재 진압 말고는 쓰지 않는다”고 말해 세제 성분이 섞였음을 확인시켜줬다.

   

마창환경련, 현장시료 성분분석 의뢰

2일 경남도민일보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하천으로 흘러드는 사진과 영상을 본 마창환경운동연합도 회사에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창환경운동연합 이인식 공동의장은 “기름 성분이 있는 화재를 진압할 때 쓰는 산업용 포말 소화제를 탄 것 같다”면서 “이런 물을 사람에게 직접 쏘는 것도 문제지만 엄청난 양이 하천으로 들어가면 창원 남천 생태계는 물론이고 봉암 해안까지 오염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2일 마창환경운동연합·경남진보연합(준)·경남민언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달 26일과 1일 집회 현장에서 경남도민일보가 채취한 시료를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에 공동으로 성분 분석을 의뢰해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강력하게 따져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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