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살아온 40년 이제 그 2막을 시작합니다

“비록 때늦은 황혼결혼식이지만, 20대 젊은 신혼부부처럼 설렙니다.”

경제적인 사정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40여년간 살아온 60~70대 부부 3쌍이 황혼결혼식을 올려 주의의 관심을 끌었다.

29일 김해시 시설관리공단 김해노인종합복지관 2층 강당에는 조용호(73) 박문자(66), 김상웅(70) 손경자(64), 김정찬(69) 김초자(63)씨 등 60대 노인부부 3쌍의 황혼결혼식이 이들의 자녀들과 함께 300여명의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이들의 황혼결혼식은 김해노인종합복지관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이들 노인 부부들은 김호덕 장유문화센터 노인대학장이 주례사를 통해“서로 사랑할 것을 맹세하느냐”는 물음에 서슴없이“예”라고 대답해 참석 하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어르신을 공경하고 아들이면 옥동자를 낳고, 딸이면 선녀를 낳을 것”을 주문하자 결혼식장에는 자녀들의 한바탕 폭소가 이어졌다.

   
나의 빈 가슴을 사랑으로 채워준 당신…사랑합니다


이날 식장에는 이들 노인부부 자녀들이 “40년 넘는 세월동안 모진 고생 다하시고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 사랑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하자 비록 몸은 늙었지만 마음만은 청춘인 듯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또 난생 처음 면사포를 쓴 할머니들은 “아내가 나의 빈 가슴을 사랑으로 채워주고 자식들에게 언제나 사랑으로 대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는 편지낭독을 듣고 모처럼 진하게 했던 얼굴화장이 눈물에 씻겨 지워지기도 했다.

이날 신랑으로 참석한 조용호씨는 “40여년만에 자녀들과 많은 하객들을 불러놓고 결혼식을 올리게 돼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좋았다”며“지금부터 신혼부부라는 심정으로 더 사랑하고 마음 편하게 아내와 의지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어려운 시절에 살아왔던 60~70대 노인들의 경우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어르신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이번 황혼결혼식을 준비해 왔다”며“이날 노인들이 젊은 신혼부부 못지 않게 좋아하는 걸 보니 무척 보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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