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동 4.4km 구간, 보호펜스 파손·차량통행 불편

김해시가 오는 2008년까지 시가지 전역에 걸쳐 120㎞ 구간의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1년 3억5000여만원을 들여 추진한 김해 내외 3차 현대아파트와 동아아파트 주변 4.4㎞ 구간 자전거도로가 단견 행정으로 차도를 구분짓는 경계파일 펜스가 대거 파손되는 등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예산낭비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자전거전용도로 보호펜스가 부서진채 방치돼 있다.
특히 이 자전거 도로는 좁은 공간을 다용도로 활용했다는 측면에서 전국 수범사례로 행자부 표창까지 받았으나 5년이 지나면서 소극적인 관리와 구조적 문제점으로 자전거 도로에 과일행상 차량들이 주차하는 등 본래 기능이 퇴색되고 있다.

이는 시가 당시 이 일대 2차로 차도 중 일부 공간을 자전거 도로로 활용한다며 차도에다 경계 펜스인 파일을 박아 차도와 분리시켰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2차로 도로가 1차로로 줄어 들어 차량통행에 큰 불편을 주는 데다 도로 경계펜스도 차량들에 부딪치면서 곳곳에서 파일이 망가지는 등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시는 일부 파손된 경계파일이 흉물로 방치되자 도시미관을 고려, 도로에 박힌 경계펜스 파일을 파 내고 파일이 박혔던 구멍난 곳에는 아스팔트로 되메운 곳이 10여곳에 달했다.

훼손된 경계펜스 파일 중 일부는 윗부분만 자른 채 밑둥은 그대로 도로에 박혀 있는가 하면, 아파트 진출·입 지점과 상가 앞, 모서리진 곳에는 아예 길게 경계 펜스 파일을 걷어내 노점상 화물차량들의 얌체주차장으로 전락되고 있다. 특히 차도와 자전거 도로를 분리하는 경계펜스 파일을 걷어낸 중간 중간 짧은 공간지점에는 보행자들이 인근 공원지역으로 가기 위해 무단통로로 이용하고 있어 사고 위험마저 안겨주고 있다.

개설당시 차도 일부공간 억지 분리 탓에 구조적 결함

이처럼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도로가 이빨 빠지듯 곳곳에 틈이 생기고 차도와 분리한 경계펜스 파일 높이도 낮다 보니 대형 차량들이 전복되거나 사고발생때 거의 무방비 상태에 처해 자전거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이는 시가 차도공간을 자전거 도로화할 경우 경계파일 등이 차량접촉으로 훼손될 것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 채 추진한 것도 한 요인이다.

이곳 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54)씨는“이 일대는 아파트 밀집지역인 점과 차량통행이 빈번한 지형적 여건을 고려할 때 가뜩이나 좁은 2차로 차도를 줄여 자전거 도로로 조성한 자체가 구조적 문제점을 떠 안을 수 밖에 없다”며 “시의 단견으로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도로대로, 차도는 차도대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자전거 이용자 안전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올해 3억여원을 들여 시가지 일대 자전거도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시 “도로 좁아 자전거 전용도로는 어렵다” 타 시군도 비슷할 것

김해시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으면 좋겠지만 기존 시가지의 경우 공간이 적어 사실상 전용도로만을 조성한다는 것은 어렵다”며“타 시·군도 비슷한 현상이겠지만 현재 도시가 조성중인 지역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인도를 보도와 겸용으로 자전거 도로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이곳 내·외동 일대의 경우 도로는 좁고 인도 폭이 넓지 않은 지형적 여건을 감안, 부득이 차도를 분리해 자전거 도로로 조성했으나 생각보다 이용객들이 저조해 철거냐 유지냐를 놓고 고민도 많았지만 자전거 도로는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그대로 존치해 오고 있다.

내·외동 주민들과 시의회도 이 문제를 놓고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철거보다는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고, 현재 발생되고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는 보완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차량들의 접촉으로 파손된 도로 경계 펜스 파일의 경우 재설치보다는 파일을 철거하는게 낫다는 판단에서 모두 제거한 뒤 구멍난 곳을 되매웠다.

시 부실계획·소극적 관리로 5년전 행자부 표창 퇴색

시는 “도시가 선진화 될수록 시민들의 자전거도로 조성 요구는 불가피하다”며 오는 2008년까지 시가지 전 구간을 자전거 연결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올해 3억여원을 들여 연지공원쪽과 서김해~내외동까지 5m 보도 중 2.5m를 자전거도로로 조성,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 도로 여건을 볼 때 보도의 자전거도로 겸용이 불가피한 만큼 향후 보도에 깔려 있는 굴곡있는 블록들을 철거한 후 투스콘을 깔아 자전거 도로로 활용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다소 해소한다는 입장이다.

△도로 및 도시계획전문가 “자전거 우선 행정을”

도로전문가들은 “자전거 도로는 무엇보다도 이용자들의 안전이 우선돼야 하는데 기존 도시 도로구조상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초 자전거 이용자의 선호도를 고려하지 않고 차도 공간을 분리해 자전거 도로로 조성한 자체가 많은 문제점을 안겨 줄 수밖에 없다”며 “이는 시의 계획부실에 따른 장기적인 예측이 빗나간 한 단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또 “자전거 도로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자전거로 목적지까지 중단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도로 턱을 정비해 도로 평탄성과 연결성을 확보해야 하고, 중간 중간 자전거 보관소도 충분히 설치돼 있어야 사실상 활성화 될 수 있는데, 일부 자치단체들은 이 같은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대부분 국·도비를 지원받기 위해 서둘러 추진하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은 “향후 시의 시가지 전역 자전거 연결사업 시도는 높이 평가해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인도의 자전거 겸용도로화는 중간 중간 가로수나 가로등이 있을 경우 활용성이 대거 떨어져 자칫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며“장기적인 안목에서 자전거도로 정착을 위해서는 경북 상주시처럼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가 대거 증가할 수 있도록 홍보와 함께 신호대기시간 조정 등 자전거 우선 행정에 집중하는 역발상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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