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착하자 단장 마중나와

WBC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이승엽(30)이 소속팀 요미우리로부터도 특급 대우를 받았다.

이승엽은 지난 20일 밤 LA에서 출발한 전세기 편으로 한국대표 선수들과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하지만 인천공항까지 오지 않고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내렸다. 요미우리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공항에는 요미우리 기요다케 대표가 직접 나와서 이승엽을 맞았다. 하라 감독의 메시지도 있었다. “매 타석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아시아의 강타자에서 세계의 강타자가 되었다. 잘했다”는 칭찬이 가득 담긴 내용이었다. 기요다케 대표 자신은 “아시아 야구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줬고 아시아 야구를 한데 뭉치게 했다”는 칭찬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승엽이 요미우리 소속이기는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팀을 위해 경기에 출장한 적도 없는 데다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에서 어느 구단 못지 않게 스타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요미우리다. 이승엽이 이번 WBC에서 보여준 활약과 요미우리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앞서 하라 감독은 이승엽을 하루 빨리 시범경기에 출장 시키고 싶은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본인과 이야기를 해 봐야 알겠지만 22일 진구구장에서 열리는 야쿠르트전부터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현재 고쿠보의 부상 등으로 심한 장타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승엽이 4번 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승엽은 이에 대해 “공항에 내려서는 순간 WBC는 잊었다. 프로인 이상 지금은 요미우리에서 결과를 남기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다. 만약 4번 타자를 맡게 되면 매우 영광스런 일이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반드시 우승에 공헌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엽은 공항에서 WBC 결승에 오른 일본을 위해 덕담도 남겼다. “일본은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고 있다.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쿠바에 이겼다고 알고 있다. 현재 일본 대표팀의 컨디션은 최고다. 결승전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WBC에 대해 “4강과 후배들의 병역 혜택이라는 가장 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으므로 만족한다”고 말한 이승엽은 한일전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1점차 경기에서 두 번 승리했다. 그러나 일본은 마지막 경기에서 정신적으로 우위에 올라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승엽의 일본 도착 소식은 일본의 주요 스포츠신문들이 모두 비중 있는 뉴스로 다루기도 했다.

/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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