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누르고 선정

이치로가 아니었다. 마쓰자카가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초대 MVP로 선정됐다.

미국의 스포츠 케이블 ESPN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일본이 쿠바를 꺾고 WBC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마쓰자카(세이부)가 MVP에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MVP 수상 사유로는 WBC 3승(무패)의 실적이 꼽혔다.

   
마쓰자카는 이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선발 등판, 4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마쓰자카는 4-0으로 앞서던 1회말 쿠바 선두타자 파렛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걸 제외하곤 쿠바 타선과의 힘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최고구속 96마일(154km)까지 나온 직구는 평균 94마일(151km)을 찍었다. 또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적절하게 배합, 아마 최강 쿠바 타선을 상대로 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4사구는 1개도 없었다.

일본 대표팀에서 우에하라, 와타나베와 함께 선발진을 구성한 마쓰자카는 8강리그 멕시코전과 아시아 예선전 대만전에서도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지난 15일 멕시코전은 일본의 8강리그 유일한 1승이었다. 이날 마쓰자카는 멕시코 에이스 에스테반 로아이사(오클랜드)와 선발 대결을 펼쳐 5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왕정치 감독이 “일본에서 던지는 대로만 하면 된다”고 밝힐 정도로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무대에서도 ‘괴물투수'로서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가능성을 보였다. 미국의 졸전 탓에 기적처럼 4강에 올랐고 시드니 올림픽 때 두 번이나 당했던 한국과의 3차례 대결을 모두 피하기도 했지만 마쓰자카의 MVP 수상은 ‘일본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한 대가로 볼 수 있다. 마쓰자카는 쿠바전 승리 직후 가진 시상식에서 토미 라소다 WBC 홍보대사로부터 MVP상을 받았다.

/김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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