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두번 진 일본이 제1회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쿠바와의 WBC 결승전에서 타선의 집요한 응집력과 견고한 수비, 그리고 마쓰자카-와타나베-오쓰카의 역투가 어우러지며 10-6 승리를 따냈다.

   
승부는 1회와 9회 일본 공격에서 갈렸다. 일본은 1회 1사 후, 내야안타 2개와 볼넷을 묶어 만루 찬스를 잡은 뒤 쿠바 우완선발 로메로를 강판시켰다. 쿠바는 ‘단기전의 명수' 답게 아니다 싶은 선발을 바로 바꿨으나 두 번째 투수 오델린마저 안 좋았던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

오델린은 나오자마자 일본 5번 다무라를 맞혀 1점을 헌납했다. 이어 삼진으로 투 아웃을 잡았으나 다음 타자 오가사와라와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이번엔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이마에에게 86마일(138km)짜리 직구를 구사하다 투수 옆을 스치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일본 선발 마쓰자카(세이부)는 최고구속 96마일(154km)을 찍으며 4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냈다. 마쓰자카는 1회말 첫 타자 파렛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을 뿐, 이후 쿠바 타선과 힘으로 대결해 밀리지 않았다.

이어 5회 다무라의 적시타와 오가사와라의 희생플라이로 승기를 잡은 일본은 5회말부턴 마쓰자카와 상이한 스타일의 와타나베를 두 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와타나베는 6회 집중타를 맞고 2점을 내줬지만 언더핸드란 생소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최저 65마일(105km)짜리 완급 피칭을 앞세워 쿠바 타선을 막아냈다.

쿠바는 3-6으로 추격하던 6회말 1사 1,3루에서 병살타가 나왔고, 8회 세페다의 투런홈런으로 5-6까지 쫓아갔으나 9회초 한꺼번에 무너졌다. 일본은 1사 1,2루에서 이치로의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대타 후쿠도메의 2타점 좌전 적시타, 오가사와라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져 4점을 달아나 대세를 결정지었다.

일본의 정신적 리더 이치로는 3번으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3득점을 기록했고, 오쓰카는 5-6으로 쫓기던 8회 1사 후 일본 3번째 투수 후지타를 구원 등판해 세이브를 성공시켰다. 이날 승리로 일본은 올림픽과 세계야구 선수권에 이은 쿠바의 ‘트리플 크라운'을 저지하면서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또 한번 쿠바를 무너뜨렸다.

/김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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