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8일 민주당 의원 이적에 반발한 강창희 의원을 제명함으로써 소속의원 수가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에 1명이 모자라는 19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자민련의 숙원인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김종필 명예총재가 어떤 복안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민련은 이날 의원총회와 당기위원회(위원장 권해옥 부총재)를 잇따라 열어 당무회의가 결의한대로 강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김 명예총재로선 이날 저녁 김대중 대통령과의 `DJP' 회동을 앞두고 당내불안 요인을 말끔히 제거하고 당 장악력의 고삐를 다시 죄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도 “JP가 강 의원에게 마지막 담판의 기회도 주지 않고 감정적으로 내치는 모습을 보여 그렇지 않아도 곱지않은 여론의 강력한 역풍을 맞게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즉 JP가 “교섭단체 구성은 언제 만들어도 만들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서는 민주당측에서 다시 의원을 `꿔오는' 방법밖에 없는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역으로 JP가 여론의 추이에 관계없이 민주당 의원 추가이적이라는 고육지책을 강행키로 결심을 굳히고 이미 민주당측과 조율을 마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낳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의원 이적파문을 둘러싼 여론의 비판이 적지않은 상황에서 여권 수뇌부가 추가이적을 강행하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는 반론도 적지않다.



때문에 정가에선 JP와 여권 수뇌부가 차제에 자민련과 민국당의 합당 또는 민주당과 자민련에 군소정당 및 한나라당 일부를 포함시킨 신당추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앞서 JP는 의총에서 이재선.정진석 의원 등의 `제명유예' 주장에 “강 의원이 창당멤버도 아니고 중간에 데려왔지만 많은 자리를 줬는데 그간 사사건건 어떻게 했느냐”며 “여러분은 배알도 없느냐”고 역정을 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특히 JP는 “눈이 와서 제주도에서 못올라오면 전화라도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강 의원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후 “일단 당기위원회에서 징계처분을 내린 후 총재 재가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강 의원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의원들을 달랬다.



그간 JP는 이번 사태 뿐 아니라 검찰총장 탄핵안 표결과정 등 국회운영 과정에서 강 의원이 주도한 크고 작은 `반란행위'로 지도력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는 특히 강 의원이 최근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대선은 JP의 몫이 아니며 당내 뿌리로 볼 때 JP 다음은 나요”라면서 JP의 리더십을 비판한 내용을 보고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만큼은 추상같은 징벌의지를 명확히 함으로써 당내에서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게 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강 의원에 대한 제명절차는 총재의 재가라는 형식적 절차가 남아있지만 강 의원이 백기투항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이날로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다.



자민련내에서 정치적 견해차로 JP와 결별한 의원은 내각제 유보파동 때 탈당한 김용환 한국신당 대표에 이어 강 의원이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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