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재미 ‘쏠쏠’ 구매욕구 ‘꿈틀’ 일석이조

15초 동안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도 모자라 거기에 더해 짜릿한 ‘반전’까지 존재한다면? 추리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내뱉을 법한 ‘아~하 그거 기막히네’, ‘아! 그래 그래 바로 이거였구나’라는 감탄이 15초 짜리 광고를 보면서도 가능하다면?

▲ 스카이 와이드 PMP폰 광고

이미 해당 상품에 대한 구매 욕구는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광고의 의도야 어떻든 간에 반전을 통해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광고들이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이미 유명해진 백세주 광고를 보자. “이 선배님!”하고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다가서는 여자가 등장한다.

남자는 여자를 외면한다. 회사 밖으로 따라나온 여자 후배는 “어제 회식 자리에서 제 입술엡”라고 말하며 따라붙지만, 남자는 “술 취해서 한 거라고요”라는 변명과 함께 급하게 도망친다. 여자는 그를 향해 고함친다. “술 취해서 한 것도 한 거죠.”

장면이 바뀌고, 여자는 “나 곧 시집 갈 것 같아”라며 황홀한 표정으로 백세주 잔을 들고, 또 다른 장소에서 남자는 백세주를 마시며 괴로운 모습으로 “나 이민 갈 것 같아”라는 멘트를 날린다. 시청자는 웃지 않을 수 없다. 백세주가 ‘입력’되는 순간이다.

▲ 백세주 광고
솔로몬 상호저축은행 ‘칭기즈칸’편. 수만의 군마를 앞세우고 금방이라도 브라운관을 박차고 나올 듯이 달려오는 장군이 있다. 바로 칭기즈칸이다. 위풍당당하게 함성을 내지르며 초원을 내달리는 장군의 표정엔 심상치 않은 결의가 번뜩인다.

이때 성우의 목소리가 깔린다. “칭기즈칸 그에게서 열정을 뺀다면 이름없는 양치기에 불과하다.” 순간, 위풍당당하던 장군의 모습이 초라한 양치기로 서서히 바뀌는가 싶더니 수만의 군마는 온데 간데 없고 몇 마리의 양들만이 황폐해진 초원을 서성거린다. 양치기는 몇 마리의 양들을 다루는 것도 힘에 부친 듯 “워 ~워”하며 힘겨운 소리를 낼 뿐이다. “인생에 열정을 더하라”라는 카피가 오르는 순간, 우리는 ‘열정’을 더하는 방법으로 대출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소니 PSP’ 편. 두 명의 범인을 쫓는 한 명의 경찰. 한 명을 붙잡고 또 한 명을 붙잡기 위해 달려가는 경찰은 붙잡은 범인의 양팔로 가로등을 안게 한 후 뭔가를 채운다. 당연히 수갑인줄 알았는데, 화면이 클로즈업 되고 보니 PSP를 손에 쥐어 준 것. 범인은 도망갈 생각 없이 가로등을 안은 채 PSP 보는데 여념이 없다.

이 외에도 “낭만은 짧고 인생은 깁니다”라는 카피가 등장하는 ‘우체국 예금보험’이나 일명 ‘맷돌춤’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스카이 와이드 PMP폰’ 등이 이와 같은 ‘반전 효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실제로 광고 전문사이트 TVCF(tvcf.co.kr) 에서 ‘반전이 있는 광고’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사실도 불문가지.

‘광고 보는 재미로 TV 본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고, ‘프로그램을 위해 존재하는 광고’였던 것이 ‘광고를 위해 존재하는 프로그램’으로 본말이 전도되다시피 한 현실에서, 광고 안에서나 밖에서나 ‘반전 효과’는 위력을 떨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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