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영화제 준비 대학생 오승훈씨



‘메아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메아리는 ‘골짜기 절벽이나 산에서 소리를 지르면 잠시 후에 되울려 나는 소리’이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면서 메아리에 흠뻑 빠져 목이 쉰 경험도 있을 것이다.
메아리의 어원을 허웅님은 ‘뫼(산.山)+살+이’(우리 옛말본 231쪽), ‘산에 사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고 국어대사전은 ‘메+앓+이’로 ‘산이 앓다’로 본 것이다.
〈월인석보〉(1459)에 ‘뫼ㅿ 리’가 나온다. 옛말이 ‘뫼리’이고 보면 ‘뫼살이’가 뫼사리〉뫼리〉뫼아리〉메아리로 변한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쪽에서 지르는 소리에 산에 살고 있는 어떤 것이 대답한다고 생각한데서 만들어진 아주 흥미로운 말이라 하겠다.
어떤 사전에서는 ‘메아리’와 같은 말로 ‘산울림’을 들고 있는데 이것은 구별해야 하겠다. ‘산울림’은 땅속의 변화 등으로 산이 울리는 일 또는 그 소리(한일사전), 일본어 ‘야마나리(山鳴)’는 지진이나 그밖의 물리적 현상이 원인이 되어 지각변동이 일어날 때 나는 산이 우는 소리로 우리의 ‘메아리’와는 다르다.
이는 ‘메아리’의 되울림(反響)만을 생각하여 산의 울림, 곧 ‘산울림’이라 한 것 같고, 지진이나 물리적 현상에 의해 산이 우는 것, 산명(山鳴)은 다른 것이다. ‘메아리’와 ‘산울림’ 그리고 ‘산명(山鳴)’은 각기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메아리(에코)’의 전설 하나는 숲의 요정 에코(Echo)가 들과 숲속에서 놀았는데, 목신(牧神) 판(Pan)이 있어, 에코를 사랑했으나 받아주지 않자, 목동들을 시켜 에코를 죽이게 했다. 에코는 죽어 몸은 대지에 묻히고, 그의 고운 소리는 남아 산과 들에서 ‘메아리’가 되었다고 한다.
내 열 살 안팎 초동이었을 때, 후리꼴(골짜기 이름)에서 “활딱 벗은 메산(메아리)아 | 돈 한닢 주께 오니라”며 소리치고 놀았다. 그때 나는 ‘메산이(메아리)’를 알게 되었다. 동요에도 ‘산에 사는 메아리 | 언제나 찾아와서 외쳐 부르면 | 반가이 대답하는 산에 사는 메아리…’가 있다.
우리글 닿소리 중 흐름소리(ㅁ.ㄹ.ㄴ.ㅇ)가 홀소리와 어울리면 부드럽고 정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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