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안전사고 대책 덜 채워진 ‘미완의 개장’

◇봉암갯벌 생태학습장 문 활짝 = 마산시 봉암갯벌 생태학습장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그동안 공사중단과 개장 유무를 놓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생태학습장이 원래 계획에서 꼬박 1년이 밀린 2일 오후 2시에 문을 열고 시민들을 반겼다.

봉암갯벌 생태학습장은 마산지방해양수산청과 관계된 공공기관들이 시민·환경단체의 뜻을 받아들여 개발을 지양하고 환경보전을 목적으로 200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년 동안 6억8200여만원을 들여 조성한 곳이다.

▲ 세계습지의 날 기념행사가 2일 오후 마산봉암갯벌에서 열린 가운데 습지의날과 람사총회 경남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개장한 봉암갯벌생태학습장 갯벌지하관찰시설에서 어린이들이 갯벌 생태를 관찰하고 있다. /유은상 기자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과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 함께 주최하고 2008람사총회 경남개최와 세계습지의 날을 기념한 이날 개장식 행사에는 시민과 학생, 관계기관 실무자 등 200여명이 모였다.

이날 환경사랑 모임 ‘흙 물 새와 학생들’이 습지탐방코스와 생태교육장에서 탐조활동 등 생태교육프로그램 시연·홍보를 펼쳤고 전국 최초의 갯벌지하관찰시설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또 생태학습장 안과 그 주변으로 람사총회 경남유치 관련사진이나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갯벌의 생물들, 철새 일러스트, 앞으로의 교육프로그램 등이 전시돼 갯벌을 찾은 이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 이인식 공동의장은 개장식에서 “해양수산청이 진행한 봉암갯벌생태교육관과 갯벌관찰시설이 완공되면서 봉암갯벌에서 체계적인 생태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긴 했다. 하지만 봉암갯벌에 세워진 생태교육관이 아직 내부 교육기자재나 시설에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메워나가는 일에 시민과 지역사회가 적극 나서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환 마산해양청장은 “올 2억원을 들여 학습관 내부시설 보강과 주차공간 확보, 차량소음을 줄일 차폐림 조성 등 보완공사를 벌이겠다”고 말했으며, 경남도민일보 허정도 대표이사도 “부족한 부분을 차츰차츰 보완해 나가 시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공간이 되는데 언론이 해야할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봐야 할 곳 많아 = 우선 접근성 문제를 들 수 있다. 시설이 제아무리 훌륭해도 시민들이 손쉽게 찾을 수 없다면 그야말로 무용지물. 지금의 봉암갯벌 생태학습장이 그런 모습이다.

현재 봉암갯벌 주차장은 고작 20대의 차량만을 소화할 수 있다. 터무니없이 적은 수다. 더군다나 창원쪽에서 넘어오는 차량들은 봉암갯벌을 지나 유턴할 곳을 찾아 꽤나 멀리까지 가야할 판이다. 양방향 주차시설 확충이 최우선 과제로 던져졌다.

전국 최초로 지어졌다는 갯벌지하관찰시설의 안전사고 문제도 지적됐다. 갯벌 단층이나 갯벌에 살고 있는 동·식물이 성장하는 과정 등 해양생태계를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훌륭한 시설물이기는 하지만 지하로 나 있는 나선형 계단이 너무 가팔라 체구가 작은 아이들이 이용하기에는 조금 위험해 보였다. 상시개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안전요원 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대목이다.

또한 ‘갯벌’과 ‘개펄’에 대한 단어에 의문을 보이는 시민들도 제법 있었다. 현재 생태학습장 모든 시설물에는 ‘갯벌’이란 단어로 통일돼 적혀 있다. 하지만 굳이 사전에 적힌 의미로 정확한 어휘를 따지자면 봉암갯벌은 봉암개펄이 맞다.

아이들을 데리고 학습장을 찾은 조모(40·마산시 합성동)씨는 “이곳처럼 모래가 아닌 개흙이 깔린 곳은 개펄이라고 부르는 걸로 아는데 모두 갯벌로 표기돼 조금 이상하다”며 “아마 입에 굳은 말이 돼버린 관행을 그대로 따른 모양인데 우리지역 생태학습장이 먼저 모범을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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