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롯데 마린스 에이스 시미즈 나오유키(31)가 이승엽(30)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시미즈는 지난 15일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명예 감독을 비롯한 2004 아테네올림픽 일본대표팀 선수들이 주최한 어린이 야구교실 ‘나가시마 JAPAN 드림 프로젝트 2006’에 참가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시미즈는 이승엽의 이적과 관련 “(요미우리 입단이) 결정된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홈런(30) 타점(82)에서 모두 팀 내 1위인 이승엽이 떠나는 것은 투수인 시미즈로서도 아쉽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하지만 시미즈는 이승엽에 대한 선전포고도 잊지 않았다. 교류전에서 맞대결을 펼칠 경우에 대해 “데이터는 이미 있다. 빈틈 없이 연구할 생각이다. 맞대결이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시미즈는 지난해 10승 11패(방어율 3.83)로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한 투수다. 140km대 후반까지 가는 빠른 볼에 컨트롤까지 갖췄다. 포크 볼, 컷 패스트 볼 등 구질도 다양하다.

이승엽과 일화도 있다. 이승엽이 롯데에 입단한 2004년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시미즈의 첫 라이브 피칭 상대 중에 이승엽도 있었다. 당시 시미즈는 “오늘은 직구만 던지겠다”고 공언하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이승엽이 연신 홈런 타구로 자신의 직구를 공략하자 갑자기 새로 익히고 있던 컷 패스트볼을 던져 파울 볼을 유도했다.

라이브피칭 후 “나도 모르게 그만 컷 패스트 볼을 던졌다”고 말했지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잘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후 시미즈는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이승엽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 꼭 통역 이동훈 씨를 통해 “오늘 도움을 줘서 고마웠다”고 말하는 등 예의도 잊지 않았다.

/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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