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젊은 리더로서의 상징성을 공유했던 정동영 최고위원과 김민석 의원이 `쇄신파문'을 계기로 서로 정치적 행보를 달리하게 됐다.
김 의원은 31일 열린 의원워크숍에서 기조발제를 자청, `질서있는 쇄신'을 강조하면서, 공식기구를 거치지 않은 초.재선 성명파 의원들의 기자회견과 성명발표의 절차 문제를 강한 톤으로 비판함으로써 이들과 정치적 선을 그었다.
김 의원 발언에 대해 동교동계 의원들은 전폭적인 동의와 성원을 보냈지만, 성명파를 비롯한 소장파 의원들은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김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개인적 자산을 바탕으로 정계에 입문, 동교동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386 정치인의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를 지켜왔고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도 젊은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워크숍 발언으로 김 의원은 동교동계를 비롯한 당내 원로들의 후원을 얻은 대신, 386그룹을 비롯한 소장파 의원들과 `결별선언'에 가까운 정치적 모험을 감행한 셈이다.
1일 오전 김 의원의 사무실과 홈페이지에는 전날 기조발제 내용에 대한 전화와 e-메일이 잇따랐는데, 지지자와 비판자의 비율은 엇비슷했다고 김 의원측은 말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김 의원과 서명의원들간의 충분한 대화가 부족했던 것이 안타깝다”면서 “김 의원은 386의 대표주자라는 상징성을 이유로 지난 최고위원 경선때 집단적 지지를 보냈으나, 앞으로는 지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 최고위원은 방송사 앵커 출신의 높은 인지도를 자산으로 삼고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뒤, 집권당 최고위원으로까지 급성장한 경로를 갖고 있다.
정 위원은 정계입문 이후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쌓았지만 그간의 정치적 성장과정에서 동교동계의 후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 위원은 지난해 12월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권 전 위원의 2선후퇴를 주장한데 이어 이번 초.재선들의 쇄신파문에 가세함으로써 동교동계와는 완전히 담을 쌓은 반면, 당내 소장파그룹 리더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정 위원에 대해 “그동안 젊은 차세대 정치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꾸준한 후원과 지지를 보내왔는데, 정 위원이 대중적 인기에 영합해 지나치게 조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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