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마디에 웃음꽃이 눈물이…’

무대에 선 학생의 한마디 한마디와 몸짓, 손짓 하나하나에 객석은 웃음바다를 이뤘다. 단정하지 않은 옷매무새에 동작도 조금 어색하여 웃음이 먼저 터지려고 하는데 정작 이야기는 더 웃긴다.

▲ ‘중고 이야기 대회’ 에 참가한 김지백 학생.
“2002년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여름 어머니께 반바지 하나를 사 달라고 했더니 팬티를 사온 거예요. 그래도 반바지인 줄 알고 입고 학교 갔다가 얼마나 놀림을 당했는지 몰라요.…그래도 요즘 시험 공부하다 힘들 때는 그때 생각을 하면서 빙그레 웃고는 다시 힘을 내 공부한답니다.” ‘팬티’라는 제목의 이야기를 듣던 객석 학생들은 웃음의 끝이 이렇게 알싸한 맛을 선사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진주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와 전국 국어교사모임이 공동주관하고 문화관광부.교육인적자원부가 후원하는 제6회 전국 중·고등학생 이야기대회 결선대회가 열린 경상대학교 남명학관 남명홀에서는 250여 학생·교사들이 재미난 이야기꽃을 피웠다.

전국 지역예선을 거쳐 올라온 중학생 100명, 고등학생 100명은 11, 12일 이틀간 각자의 이야기 솜씨를 유감 없이 뽐냈다.

▲ 구선경 학생
전국 8도 사투리가 대회시간 내내 어우러진 가운데, 어떤 이야기에서는 웃음꽃이 활짝 피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눈시울이 적셔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말하고 듣는 능력과 기술을 키우게 되고 이야기를 꾸미는 상상력과 창조력이 북돋아지게 되는 것. 또 뛰어났으나 지금은 끊어져버린 우리 겨레의 이야기 전통이 되살아나는 것.

이날 이야기대회에서는 김지백 군(진주대아중)이 중학교부에서, 구선경 양(내서여고)이 고등학교부에서 최우수상인 한빛상(문화관광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으뜸상은 정태수 군(광주 봉산중)과 안지영 양(부산 경원고)이 받았다. 한빛상과 으뜸상 수상자는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할 자격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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