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보소~금방 건져서 너무 싱싱타”

‘제철 음식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1년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속이 꽉 찬 맛’.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제철음식이 우리 밥상에서 점점 사라졌다. 사철재료가 쏟아지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나타난 아쉬운 모습이다.

▲ 1월에 마산 어시장에 가면 제철 해초들이 즐비하다.
사진/박종순 기자
특히 젊은 주부들은 제철음식을 인터넷 사이트 하나하나 찾아가며 구입할 정도니, 어느덧 제철음식은 ‘알아서 찾아 먹어야 하는 음식’이 돼 버린 셈이다. 지역마다 제철재료가 다른데도, 전국적으로 제철재료가 통일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새해를 맞아 제철음식이 그리운 이들의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매달 첫 주‘물 올랐네’에서는 시장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제철재료의 싱싱함을 싣는다. 우리지역 시장에서 지금 무슨 재료가 물이 올랐을까?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풋풋한 제철재료들과 함께 간단한 조리법도 소개한다.

파랠톳나물·미역·김 등

△지금 시장에선 바다풀이 출렁출렁


마산 어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입을 뻐끔뻐끔거리고 있는 물메기. 몸집 좋은 남자 어른의 굵은 팔뚝만한 물메기는 알이 제대로 배어있어 윗배를 가르자 알이 뚝 뛰어나온다. 한쪽에서는 싱싱한 알만 모아서 팔기도 한다.

채소골목으로 들어서자 파래, 김, 톳나물 등 짭짤한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해초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가장 추울 때 최고의 맛을 과시한다는 해조류는 설까지가 제철이다. 해조류는 높은 수온에는 약하다. 그래서 여름에는 동물들이 동면에 들어가듯 포자상태로 숨죽여 있다. 하지만 최고로 추운 1월에 최고의 힘을 발휘한다.

칼슘·비타민 등 골고루 함유

“아기 엄마야, 금방 나와서 싱싱타, 이 함 보래. 요기 길쭉하니 늘어져 있는 거는 모재기(모자반)고 요거는 파래, 조거는 김…”

한 할머니가 어린아이 키 만한 미역을 쑥 올리며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촉촉하고 파릇파릇한 해초들이 나란히 놓여 있는데 얼른 봐서는 무엇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모재기는 파란색이 원색이고 붉은 색을 띠는 것은 살짝 삶아서 파는 것이다. 톳나물도 갈색이 도는 것이 생것이고 삶으면 녹색을 띠게 된다.

△싱싱한 재료 찾기

형체 살아있고 촉촉한 것 좋아


해초는 얼핏 봐도 어떤 놈이 싱싱한지 금방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풀이 빨리 죽는 편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형체가 제대로 살아있고 촉촉한 것을 사는 것이 좋다. 미역은 색이 선명하고 줄기가 보들보들한 것이 좋고 톳나물은 삐죽삐죽 나올 정도로 제 모양을 과시하는 것들이 싱싱한 것이다. 파래와 김은 물기를 촉촉하게 머금고 있는 것을, 미역줄기는 만졌을 때 매끈하고 꼬집었을 때 잘 부러지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

△어디에 좋나

해조류는 칼슘·단백질·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돼 있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해조류 중에서도 파래는 니코틴 중화작용이 뛰어나다. 또한 식물성 섬유질이 풍부해 대장운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해준다. 톳은 요오드·철분이 풍부해 임산부에게 좋고 혈관이 두꺼워지는 것도 막아준다. 쉽게 피로해지거나 몸이 붓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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